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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그릇 1만6000원까지 … 냉면값이 너무해

중앙일보 2014.08.18 00:04 종합 2면 지면보기



유명 냉면집, 3년 전부터 1만원대
"충성 고객 상대로 배짱영업 하나"
"메밀·육수 재료가 다르다" 반론











서울시내 유명 냉면집 가격이 대부분 1만원대가 됐다. 2011년 각각 9000원, 9500원 하던 평양면옥과 강서면옥 냉면이 모두 1만1000원으로 올랐다. 8000원 하던 을밀대 냉면은 1만원이 됐다. 필동면옥도 9000원에서 1만원으로 올랐고, 당시 1만원 하던 우래옥 냉면은 현재 1만2000원이다.



 소비자들은 “충성 고객들을 상대로 배짱영업을 한다”며 불만이다. 을밀대 10년 단골이라는 박문(77)씨는 “예전엔 냉면에 녹두전, 막걸리 하나면 고향에 온 것 같았는데 이젠 값이 올라서 그렇게 먹을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직장인 이승민(28)씨는 “저는 한 끼 식비가 7000원”이라며 “냉면 가격이 1만원 넘으면서 서민음식이 아니라 귀족음식이 됐다”고 푸념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김진권 연구원은 “30~40년씩 영업한 유명 냉면집은 매장을 소유해 임대료가 없는 경우가 많고, 식자재를 대량 구매하기 때문에 영세업체보다 재료를 싸게 공급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원가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가격을 올려야 할 부담도 덜하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6500원짜리 평양냉면’으로 유명한 남대문시장 부원면옥 관계자는 “매장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임대료가 들지 않아 박리다매 정책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올해 3월 서울시 냉면전문점 20곳의 매출과 비용을 분석한 결과 월 식재료 구입비는 322만원으로 매출(979만원)의 32.94%였다. 7000원짜리 냉면이라면 식재료비는 23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식재료비 322만원 중 메밀과 밀 등 농산물 가격이 28.5%, 각종 양념이 27.6%, 육수용 고기(소·돼지·닭)값이 19.2%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 1만원 이상의 냉면집은 포함되지 않았다. 식재료·인건비(11.07%)·임대료(9.49%) 등을 제외해도 업주의 인건비를 포함해 월평균 231만원(23.62%) 이익이 남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6000~7000원대 냉면과 1만원대 냉면은 재료가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봉피양 순면(1만6000원)과 냉면(1만2000원)으로 유명한 ㈜벽제외식산업개발의 김영환 회장은 “6000~7000원대는 고구마·밀전분을 쓰는 함흥냉면이거나 칡냉면이 대부분”이라며 “메밀이 80% 이상 들어가고 육수로 승부하는 평양냉면은 기본적으로 재료비가 비싸다”고 말했다. 김 회장에 따르면 평양냉면 한 그릇 가격에서 재료비는 35%(4200원)를 차지한다. 여기에 인건비가 27%, 임대료 10%에 일반관리비(4대 보험료, 수도광열비 등)가 20%라 실제 이익은 8%대라는 게 봉피양 측 설명이다.



 한식 고급화의 과정이라는 분석도 있다. 유지상 맛칼럼니스트는 “전주비빔밥이나 평양냉면 가격 논란은 한식이 고급 외식으로 자리 잡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스타나 쌀국수는 2만원대인데 냉면이 1만원 넘는다고 비판하는 것은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빙수도 비싸져=여름철의 대표적인 디저트인 빙수 가격도 1만원을 훌쩍 넘었다. 커피전문점 아티제의 ‘네쥬소르베 애플망고’는 1만6000원, 카페베네의 ‘뉴욕치즈케익빙수’는 1만3500원, 엔제리너스의 망고·더치커피빙수는 각각 1만1000원, 투썸플레이스의 ‘티라미수빙수’는 1만500원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빙수 가격은 빙수전문점이 가장 싸고 커피전문점이 가장 비싸다. 빙수 가격 상승을 주도하는 곳이 커피전문점이라는 얘기다.



 물가감시센터가 올 6월 빙수를 판매하는 27개 브랜드를 조사한 결과 카페베네·엔제리너스 같은 커피전문점의 빙수 평균가격은 9341원, 배스킨라빈스나 나뚜루팝 같은 디저트카페가 8950원, 파리바게뜨·뚜레쥬르 같은 제과점이 7846원, 설빙옥루몽 같은 빙수전문점이 7750원이었다. 물가감시센터는 “커피전문점은 대부분 한 그릇을 2인분 기준으로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양이 많고 가격이 비싸다”며 “여름철 반짝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대용량·고가 정책을 쓰는 데 소비자의 편의와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커피전문점 빙수의 마진율이 약 40%나 된다”며 “재료비는 빙수 가격의 4분의 1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팥빙수(888g)의 경우 팥(200g)은 373원, 떡·콩가루(121g)는 478원 식으로 세세히 분석한 결과다. 원가 항목을 직접 측정할 수 없는 경우는 유사한 업체의 재무제표 등을 참조해 추정했다. 물가감시센터는 “여름철 별미인 빙수를 남녀노소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도록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과 납득할 수 있는 가격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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