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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용 의원 뭉칫돈 1억 … 출판기념회 명목 금품수수 혐의

중앙일보 2014.08.16 02:30 종합 10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62·3선·사진) 의원이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SAC) 외에 또 다른 이익단체로부터 입법 로비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단서를 포착해 검찰이 수사 중이다. 신 의원은 국회의원들의 음성적인 정치자금 수수 창구로 활용돼온 출판기념회 책값 명목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출판기념회 책값의 대가성 여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는 건 처음이라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검찰, 은행 대여금고서 추가 발견
사립유치원법 개정 청탁 대가 의심
'책값으로 로비' 수사받는 건 처음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임관혁)는 지난 14일 KB은행 서울 여의도지점의 신 의원 대여금고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1억원대 뭉칫돈을 발견했다. 이 돈은 신 의원이 SAC로부터 받았다는 1500만원과 별개였다. 검찰은 뭉칫돈 가운데 3000만~4000만원은 신 의원이 지난해 9월 5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신학용 : 상식의 정치’라는 책 출판기념회 때 책값 명목으로 받은 것이라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검찰은 출판기념회 때 김민성(55) SAC 이사장이 재학생들을 보내 축하공연까지 한 것으로 미뤄 출처가 SAC 측이라고 의심했다고 한다. 그러나 신 의원 측 서모(38) 전 보좌관 조사과정에서 출판기념회 때 돈봉투를 낸 사람의 명단과 직업, 금액을 정리한 장부를 입수했다. 이 출판기념회 장부에는 예상과 달리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관계자 여러 명이 거액을 낸 기록이 적혀 있었다는 것이다.



 검찰은 문제의 돈은 사립유치원 업계의 법개정 청탁과 관련된 대가로 보고 있다. 검찰 조사 결과 신 의원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던 지난해 4월 15일 유치원 관련 법안 두 건을 대표발의했다. 사립유치원이 독자적인 회계규정을 도입해 차입경영을 할 수 있게 하는 ‘사립학교법 개정안’과 유치원 경영자가 유치원을 양도·상속하면 새 인수자가 경영자 지위를 승계할 수 있다는 ‘유아교육법 개정안’이다. 명분은 있었다. 국공립 유치원과 달리 전체 사립 유치원의 80%를 차지하는 개인 운영 영세 유치원의 경영을 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두 법안은 SAC 로비 법안과 달리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고 현재 상임위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신 의원 측 관계자는 “대여금고 속의 돈은 올해 2월 차남 결혼식 때 받은 축의금과 지난해 받은 책값을 함께 보관한 것”이라며 “유치원법안도 업계의 오랜 숙원사항이라서 발의한 것이지 로비와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검찰이 어떻게든 야당 의원을 구속하기 위해 무리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공식 후원금과 달리 출판기념회의 책값은 누가, 얼마나 냈는지를 신고할 의무가 없다.



정효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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