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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에 불타는 눈빛, 최민식 선배도 칭찬하셨죠

중앙일보 2014.08.15 01:08 종합 22면 지면보기
‘명량’에서 일명 토란 소년을 연기한 배우 박보검. [사진 라희찬(STUDIO 706)]
관객 수 1200만 명을 넘기며 꾸준히 흥행을 이어가고 있는 영화 ‘명량’(김한민 감독)에는 이순신 장군(최민식)의 승리를 염원하며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묵묵히 제 몫을 해내는 민초들이 여럿 등장한다. 결정적 활약을 보여주는 탐망꾼 임준영(진구)과 그의 아내 정씨(이정현)는 물론이고 대장선의 노를 젓는 격군들도 그렇다.


'토란 소년' 수봉 역 박보검
"진심을 다해 연기하라" 조언 듣고 장군님께 토란 내밀 땐 두근두근

 그 중에도 수봉(박보검)은 이순신 장군과 짧지만 깊은 교감을 나누게 되는 젊은이다. 수봉은 왜군의 손에 아버지를 잃었다. 이순신이 그를 따로 불러 아버지의 피묻은 갑옷을 건네주자 수봉은 눈물을 흘리며 대장선에 오르기를 자처한다. 이순신은 그에게 칼을 쥐는 대신 노를 젓는 역할로 승선을 허락한다. 그리고 수봉은 백병전이 벌어지는 내내 갑판 아래에서 우직하게 제 자리를 지킨다. 격전을 마친 직후에야 수봉은 갑판에 올라와 지친 이순신에게 다가가 토란을 건넨다. 장군은 “먹을 수 있어 좋구나”라는 한마디로 심경을 드러낸다.



 “토란을 내밀면서 뭐라 설명할 수 없는 두근두근한 느낌이 들었어요. 최민식 선배님과 연기해서 그랬는 지도 몰라요.” 수봉을 연기한 배우 박보검(21)의 말이다. 그에게 최민식은 “진심을 다해, 진정성 있게 연기하라”는 충고를 해줬다고 한다. 박보검은 이를 일기장에 적어 두고 촬영 내내 마음에 새겼다.



 박보검은 고교 2학년 때 연기를 처음 시작했다. ‘블라인드’(2011, 안상훈 감독)에서 시각장애인 주인공 수아(김하늘)의 동생 동현 역할을 맡았다. 이후 영화와 TV 드라마에서 단역과 아역을 거친 끝에 TV 주말 드라마 ‘원더풀 마마’(2013, SBS)에서 주연급인 철부지 막내 아들 고영준 역할을 맡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참 좋은 시절’(2014, KBS2)에서 주인공 강동석(이서진) 아역을 연기했고, 영화 ‘끝까지 간다’(2013, 김성훈 감독)에는 CCTV 화면을 추적하려 해서 주인공 고건수(이선균)를 긴장시키는 교통 순경 역으로 출연했다.



박보검은 이순신이 탄 대장선의 노를 젓는 격군 수봉을 연기했다. ‘명량’은 그의 첫 번째 사극이다. [사진 CJ E&M]
 ‘명량’은 그의 첫 사극이다. “액션 스쿨도 처음 가보고 승마도 배웠어요. 하나하나 처음부터 배울 수 있어 참 좋았죠. 액션 연습을 할수록 몸이 탄탄해지는 느낌도 들었고요.” 무더운 한여름에 대장선 세트 안에서 여러 배우들과 합을 맞춰 무거운 노를 젓는 일이 쉽진 않았지만,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한다는 사실이 큰 자극이 됐다.



수봉이 등장하는 장면을 찍을 때마다 김한민 감독은 메가폰으로 “네 아버지가 죽었다”고 거듭 극 중의 처절한 상황을 일깨웠다. 박보검은 왜군에 대해 복수하려는 의지를 결연한 눈빛에 담아냈다. 최민식에게서 “감정이 좋다”는 칭찬도 들었다고 한다. 박보검이라는 이름은 본명이다. “보배 보(寶)에 칼 검(劍) 자를 써요. 때가 되면 귀하게 쓰인다는 의미예요.”



 그의 차기작은 김혜수·김고은 주연의 ‘코인로커 걸’(한준희 감독)이다. 김고은의 로맨스 상대를 맡았다. 8월 중 촬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고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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