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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탄·최루탄까지 쏴 … 미주리 폭동 '제2 로드니 킹' 되나

중앙일보 2014.08.13 00:34 종합 19면 지면보기
상가 약탈과 주유소 방화를 동반한 폭동이 발생한 미국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11일(현지시간) 진압 장비로 무장한 경찰들이 흑인 남성에게 고무탄총과 최루탄발사기를 겨눈 채 다가오고 있다. [퍼거슨 AP=뉴시스]


미국에서 흑인 10대가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뒤 시작된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졌다. 연방수사국(FBI)은 수사 참여를 선언하며 진실 규명을 약속했다.

10대 흑인, 경찰 총격 사망에 항의
32명 체포 … FBI 진상 규명 약속



 FBI는 11일(현지시간) 미주리주 퍼거슨에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이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인권 유린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에릭 홀더 법무장관은 “사법 당국과 지역 사회 사이의 믿음을 유지하려면 철저한 수사가 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9일 브라운이 사망하자 지역 경찰은 경찰과 몸싸움 끝에 총에 맞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비무장 상태에서 총을 맞은 게 논란이 되며 시위가 촉발됐다. 시위대는 “정의가 없으면 평화도 없다”고 외치며 해당 경찰의 신상 공개와 처벌을 요구했다.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쏴 시위대를 해산했다. 항의 시위는 10일 밤 폭력 사태로 번져 시내 주유소가 불타고 상점들이 약탈당했다. 거리엔 뜯겨진 현금인출기가 나뒹굴었다. 경찰은 약탈범 32명을 체포했다.



 일각에선 브라운 사망이 22년 전 로스앤젤레스에서 대규모 흑인 폭동을 부른 ‘로드니 킹 폭행 사건’의 축소판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퍼거슨은 주민 2만1000여명 중 3분의2가 흑인이다. 시위는 11일에도 이어져 방패·헬멧을 쓴 진압 경찰들과 시위대가 한때 대치했고 초등학교 8곳이 개학을 앞두고 교내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제이 닉슨 미주리 주지사는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로드니 킹 사건=1992년 4월말 로스앤젤레스에서 발생한 흑인 폭동의 도화선이 됐던 사건. 로드니 킹을 무차별 구타했던 백인 경관들이 무죄 평결을 받자 분노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당시 코리아타운 등이 집중적으로 약탈당해 한인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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