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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2개 협공에 위력 잃은 북태평양 고기압

중앙일보 2014.08.10 15:29
















벌써 가을이라도 온 것일까.



10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7.7도에 머물렀다. 평년(1981~2010년 평균) 기온으로는 30도를 웃돌아야 할 때인데 바람까지 불어 선선한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이처럼 평년보다 기온이 3도 가까이 낮은 것은 제11호 태풍 '할롱(HALONG)' 탓이 크다.



이날 새벽 일본 시코쿠에 상륙한 태풍 할롱은 북태평양 고기압을 동쪽으로 밀어냈다. 대신 강원 영동과 영남지방에 동풍을 몰고왔다. 동해안 일부 지역에는 초속 6~7m의 제법 센 바람이 불어왔다. 또 설악산 등 강원영동 산지에는 9일과 10일 이틀 동안 100~200㎜의 폭우를 쏟았다. 이날 오후 3시까지 설악산에는 이틀 동안 191.5 ㎜가 내렸다.



북태평양고기압 세력이 위축된 데에는 제13호 태풍 제너비브(GENEVIEVE)도 한 몫을 했다.



태풍 제너비브는 원래 북동 태평양에서 생성된 허리케인. 지난 7일 오후 태평양의 날짜변경선을 넘어 북서태평양으로 이동하면서 태풍이 됐다. 허리케인이 태풍이 된 사례는 지난 33년 동안 14번, 2~3년에 한번 꼴로 자주 있는 현상은 아니다.



11호 태풍과 13호 태풍이 양쪽에서 북태평양고기압을 협공하고 북쪽에는 차가운 고기압까지 버티고 있어 북태평양 고기압은 바람 빠진 풍선 모양이 됐다.



한여름 폭염을 몰고오던 고온다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의 위력을 잃고 체면을 구겼다.



이 때문에 20일까지 이달 중순 내내 전국에서는 심한 폭염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맑은 날씨 속에 일사량이 늘어 낮기온이 오르겠지만 대신 밤 사이에 기온이 쉽게 떨어지기 때문에 열대야도 거의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기상청 김경립 통보관은 "전국적으로 낮 최고기온이 30도 안팎을 유지하겠고 극심한 폭염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북태평양고기압이 완전히 물러가지는 않을 전망이다. 13일 태풍이 사라지고 나면 다시 서쪽으로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할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보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남서쪽에서 들어오는 기압골로 인해 15~17일 사이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하는 16일 서울 광화문의 시복식 행사 당일 하루 종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고됐다.



김 통보관은 "15~17일 강수량의 중심은 남부지방이 되겠지만 중부지방에도 비가 내릴 것"이라며 "아직 강수량은 예측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강찬수 기자 envirepo@joongang.co.kr



사진=10일 오후 제11호 태풍 할롱의 간접 영향을 받아 궂은 날씨를 보인 강원 강릉시 경포해변을 찾은 피서객들이 파도가 높게 치는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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