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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BOX] '소 같은 어머니' 이태영 여사

중앙일보 2014.08.09 01:25 종합 12면 지면보기
“정말 소 같은 분이셨어요.”



 정미숙 관장은 어머니의 별명이 ‘소’라고 소개했다. 항상 쉬지 않고 일했던 어머니를 그렇게 기억했다. 남을 사랑하는 마음이 늘 뜨거웠다고 돌아봤다. “지나고 보니 저도 어느새 엄마를 닮은 것 같네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정 관장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아버지는 정치인이자 학자였던 정일형(1904~82·사진 왼쪽) 박사. 평생을 항일운동과 반독재투쟁에 헌신했다. 현실정치에도 참여해 8선(選) 의원을 지냈다. 어머니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변호사이자 여권 신장에 매진했던 이태영(1914~98·사진 오른쪽) 선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으로 있는 정대철(70) 전 의원이 친오빠다. 정 관장에게 부모가 남긴 유산에 대해 물었다. 그는 교육의 힘을 꼽았다.



 “제가 1남3녀의 막내입니다. 감리교 목사였던 친정아버지께선 한 번도 자식들에게 반말을 하지 않으셨어요. 주무시러 갈 때도 ‘나는 자러 갑니다’고 하셨죠. 말씀이 많진 않으셨는데 무슨 얘기라도 해 드리면 늘 칭찬해 주시고 ‘고맙군, 고마워’를 잊지 않으셨습니다. 주변 사람도 늘 같은 마음으로 대해 주셨고요. 한마디로 연구 대상입니다.”



 이태영 선생은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전신인 여성법률상담소를 1956년 설립했다. 지난 6월 중순 탄생 100주년 추모식도 열렸다.



 “어머니는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분입니다. 본인이 먹고사는 것보다 다른 여성들의 아픔과 울음에 귀를 기울이셨어요. 돌아가시기 직전 ‘남의 어려움을 걱정하다가 정작 자식들에게 잘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하셨죠. 얼마나 부지런하셨는지 죽어 가던 화초도 어머니에게 맡기면 다시 살아 돌아오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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