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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4단도 가혹행위 못 이겨 자살

중앙일보 2014.08.08 02:14 종합 4면 지면보기
지난 6월 임모 병장의 총기 난사사건이 발생했던 육군 22사단에서 선임병의 가혹행위를 못 이긴 병사가 자살한 것으로 7일 밝혀졌다.


'총기 난사' 발생했던 22사단서
"암기 못 한다고 질책·욕설까지"
5개월 뒤에야 공개 … 은폐 의혹

 이 병사는 태권도 4단에 한국 고유의 전통 무술을 체계화한 ‘용무도(龍武道)’ 국가대표를 지낼 정도로 건강했으나 자대배치 2개월 만에 목숨을 끊었다.



 육군에 따르면 지난 1월 22사단에 배치받아 무전병으로 복무하던 전모(19) 일병이 3월 16일 영내 화장실에서 신발끈으로 목을 매 숨졌다.



 같은 생활관(내무반)에서 지내던 지모 상병이 괴롭혀 자살한 것이라고 육군은 설명했다.



 육군 관계자는 “수사 결과 전 일병은 3월 7일 선임병으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꿀밤 3대를 맞았다”며 “자대배치 후 업무 미숙으로 주 1∼2회 정도 암기를 강요받다가 질책과 욕설을 듣곤 했다”고 말했다. 선임병들은 전 일병에게 당번순서(월번)와 간부들의 성명·전화번호 등을 외우도록 하고 전 일병이 제대로 암기하지 못할 경우 욕설을 퍼부었다고 육군은 전했다.



 이 관계자는 “선임병이 업무미숙을 질책하는 과정에서 ‘앞으로 너(전 일병) 때문에 질타를 받게 되면 ‘빽빽이’(두께 4㎝ 정도의 무전암호책 베끼기)를 시키겠다’고 질책한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전 일병이 자살 전날 가족에게 전화를 걸어 “선임병 때문에 죽고 싶다”고 토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무술 유단자로 훈련소 시절 군 생활에 자신감을 보여오던 전 일병인 만큼 자살 원인을 둘러싸고 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22사단은 윤 일병 사망사건으로 파문이 커지자 사고 발생 5개월 뒤에야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에 육군 측은 “총기 난사사건으로 해당 사건의 처리가 지연됐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군 검찰은 가해자인 지모 상병을 사건 발생 다음달 불구속 기소하고 전 일병이 소속됐던 부대의 포대장은 경고 처분을 하는 데 그쳤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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