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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스토리텔링 교육이 답" "준비 부족해 사교육 더 부추겨"

중앙일보 2014.08.08 02:00 종합 8면 지면보기
교육부는 지난해부터 초등학교 1·2학년 교육과정에 ‘스토리텔링(이야기하기) 수학’을 도입했다. ‘계산 연습’만 하는 대신 재미있는 이야기를 제시하고 그 속에 숨은 수학 개념을 학생 스스로 체득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런 교육 방식은 올해 3·4학년으로 확대됐고, 내년엔 모든 초등학생에게 도입될 예정이다.


수학교육의 새 길 <하> 수학은 토론이다
계산 연습 아닌 이야기로 푸는 수학
초등교 전면 적용 놓고 엇갈린 반응

  하지만 교육출판사 ‘좋은책신사고’가 지난해 6월 초교 학부모 32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 "스토리텔링 수학이 어렵다”(72%)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교육출판사인 천재교육이 지난해 12월 학부모 350명에게 “스토리텔링 방식의 교육 도입 및 확대 에 찬성하느냐”고 물었더니 84.3%가 “긍정적”이라고 답했다.



 주입식·암기식 수학에 대한 대안으로 도입된 스토리텔링 수학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도입 취지는 옳지만 현장 적용성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류희찬 한국교원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사회가 복잡해지고 비판적 사고력이 중요해진 만큼 스토리텔링 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전적으로 동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 교육방식이 급히 도입되다 보니 교육 현장에 제대로 녹아들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토리텔링 단원이 교과서에 부록처럼 수록되다 보니 시간이 부족해 건너뛰게 되는 경우도 많고, 자연히 수업도 부실해진다는 것이다.



 권오남 서울대 수학교육과 교수도 “수학이 입시수단으로 치부되고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스토리텔링 교육은 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권 교수는 “ 사전 준비가 부족해 일선 교사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는 “수학 교과서의 스토리텔링 부분이 국어 교과서 수준을 웃도는 내용을 담고 있어 ‘오히려 더 사교육에 의지하게 됐다’는 학부모도 있다”고 지적했다.



 스토리텔링 수학 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한국과학창의재단 이환철 선임연구원은 “생소한 교습방법이기 때문에 도입 초기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교사·학부모들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 기자·박은서(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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