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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니 윤씨가 관광공사 감사라니 … 또 보은인사인가

중앙일보 2014.08.08 00:31 종합 30면 지면보기
원로 방송인 자니 윤(77·본명 윤종승)씨가 6일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에 임명된 것은 아무리 봐도 ‘보은인사’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자니 윤씨는 지난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당내 경선캠프의 재외국민본부장과 대선 캠프의 재외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활동했기 때문이다. 변추석 관광공사 사장도 당시 박근혜 캠프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4월 임명됐다. 한국 관광의 첨병인 관광공사의 사장과 상임감사 자리를 모두 대선 캠프 출신이 차지한 것이다. 이는 공기업 임원들의 전문성과 능력을 강조하던 박근혜 정부의 기조와도 배치돼 ‘원칙 없는 인사’라는 비난을 부를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신임 감사가 맡은 일을 제대로 해낼 능력을 지녔는지 여부다. 감사의 역할은 업무와 회계를 감사하고 의견을 이사회에 제출하는 일이다. 한마디로 공사의 안살림을 감시하는 중요한 자리다. 이에 따라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 지식과 경영·경제 및 관광산업에 대한 풍부한 학식과 경험이 자격 조건이다. 자니 윤씨가 이런 조건을 충족하는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는 국민이 적지 않다. 지난 6월 관광공사 임원추천위원회에서도 그에 대해 ‘감사 업무의 전문성이 떨어진다’와 ‘해외 홍보에 능력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한다. 차라리 해외 홍보를 맡는 자리에 어울리지 감사에는 맞지 않는다는 의견으로 들린다. ‘관광은 주요 국가 산업 동력’이라고 강조하던 정부가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인사를 관광공사 요직에 임명한 것은 업계 종사자들을 우습게 보기 때문이라는 볼멘소리가 벌써 관광업계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인사에 대한 비판과 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 의아해하고 있는 국민 앞에 인사 배경을 소상히 설명해야 한다. 그냥 어물쩍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면 자칫 재·보선 이후 겸손함을 잃고 교만해지기 시작했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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