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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겨우 389명·431명 … 서울 초등학교 첫 통폐합

중앙일보 2014.08.05 01:58 종합 10면 지면보기
학생수가 감소해 초등학교가 통폐합되는 경우는 흔히 농어촌이나 지방 중소도시의 문제로 여겨졌다. 그러나 대한민국 수도에서 첫 초등학교 통폐합 사례가 나왔다.


금천구 300m 거리 신흥·흥일초
내년 3월 신흥초로 통합 결정
강남·북 간 학급당 학생 수 큰 차이
서초 원명초 37명, 종로 숭신초 9.9명

 겨우 300m 떨어진 서울 금천구 신흥초와 흥일초. 주택가 밀집 지역에 있는 두 학교는 최근 학생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신흥초는 2010년 615명(24학급)의 학생이 다녔지만 올해 389명(18학급)으로 4년 새 37%나 줄었다. 같은 기간 흥일초도 589명(23학급)에서 431명(19학급)으로 감소했다. 신인수 신흥초 교장은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학생수가 줄어드는 건 당연한데 아무래도 학군이 좋은 강남 지역보다 좀 더 빠르게 학생수가 줄어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두 학교는 내년 3월 신흥초로 통합하기로 했다. 서울시내에서 첫 학교 통폐합 사례다. 흥일초 자리에는 3㎞ 밖에 있는 구로구 한울중이 옮겨온다. “초등학교만 붙어 있고 중학교는 멀리 떨어져 있어 불편하다”는 지역 학부모들의 민원이 받아들여졌다.



 김갑철 흥일초 교감은 “아무래도 옮겨가는 학생들이 불안해하는 경우가 많다”며 “두 학교 학생들이 가까워질 수 있도록 2학기부터 장기자랑 발표회를 공동으로 개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생 수 감소에 따른 학교 통폐합이 대도시에서도 현실로 다가왔다. 서울시내 초등학생 수는 1995년 83만1282명에서 올해 45만7517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학교 수는 512개에서 599개로 오히려 늘었다. 통폐합 사례가 얼마든지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올해 서울에서 가장 적은 21명의 신입생을 받은 종로구 교동초(7학급·117명)도 폐교 논란이 일었다.



 임대 아파트 등 오래된 주택 비율이 높은 곳에 있는 초등학교도 통폐합 대상에 오르곤 한다. 임대 아파트는 한 번 입주하면 대부분 장기간 거주해 전입·전출 인구가 적다. 자연스럽게 취학 아동 수가 줄어든다. 올 2학기에 신도시인 마곡지구로 이전하는 강서구 공진초(12학급)·공항초(15학급)가 대표적이다.



 안덕호 서울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장기적으로 교육 환경이 상대적으로 열악하거나, 도심 공동화(空洞化·도심 지역의 주거 기능 약화로 상주인구밀도 감소)가 심한 종로구·중구 지역을 중심으로 학교 통폐합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과장은 그러면서도 “초등학교 적정 학급당 학생 수(27명) 기준을 넘는 학교도 많기 때문에 단시간에 통폐합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남·강북의 학급당 학생 수 편차도 커지고 있다. 종로구(21.2명), 용산구(22.7명), 중구(23명) 등 강북 지역보다 서초구(27.1명), 강남구(25.6명), 송파구(25.3명) 등 강남 지역의 학급당 평균 학생 수가 더 많았다.



 서초구 원명초(41개 학급·1525명)의 학급당 학생 수는 37.2명으로 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제시한 초등학교 적정 학급당 학생 수를 10명 이상 초과했다. 반면 종로구 숭신초(14학급·138명)의 학급당 학생 수는 9.9명에 그쳤다. 같은 서울인데도 강남과 강북의 학급당 학생수가 많게는 약 네 배까지 벌어졌다. 이에 대해 안덕호 과장은 “지방 농어촌 학교 통폐합 사례를 참고해 (통폐합) 대상 학교를 선정하고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한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김기환·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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