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효제 박사에게 듣는 유대인 교육법

중앙일보 2014.08.05 00:00
 똑같은 책을 펼치고 로봇처럼 앉아 영어 단어를 외우기 바쁘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주입식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 토론식 수업 방식을 진행해 이슈가 되고 있는 대안학교가 있다. 이스라엘에서 15년간 거주하며 유대인의 토론식 수업을 연구한 정효제 박사가 설립한 ‘크로마국제기독학교’ 이야기다.


"토론식 수업은 논리력 갖춘 글로벌 인재 양성에 필수"

크로마국제기독학교 설립자 정효제 박사가 토론식 교육을 설명하고 있다.
"교사가 질문 던지면 자유롭게 의견 내고 토론학생 스스로 답 찾도록 유도"


-유대인 교육, 무엇이 다른가.

 “이스라엘 교육은 스스로 궁금한 것을 질문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질문과 대답이 이어지는 토론식 교육이 진행되는 것이다. 자신의 의견을 전달하는 능력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의견까지 수렴하면서 소통하는 능력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것이 특징이다. 유대인이 소수 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이러한 독특한 교육방법을 통해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 습득하는 국제적인 마인드가 내재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학생에게 토론식 교육이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나.

 “해외에 오랫동안 거주하면서 한국에서 온 조기 유학생을 많이 봤다. 이들을 통해 한국 학생들의 취약점을 알 수 있었다. 바로 토론하는 기술이다. 어느 장소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하는 외국 학생들과 달리 한국 학생들은 다른 나라 학생들과 영어로 토론할 기회를 주면 부끄러워하며 뒷걸음친다. 건전한 토론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앞으로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인재들을 배출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자신의 의견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은 다른 이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는 토론식 수업을 통해 가능하다.”



-토론식 교육의 특징은.

 “질문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교사 혼자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가 돼 질문하고 답하면서 가능해진다. 수업 방식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먼저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된다. 아이들은 돌아가며 각자 의견을 내고 자유롭게 토론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정보를 쏟아내는 것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흥미를 유발시키는 질문자 역할을 한다. 크로마국제기독학교의 토론 수업은 성경 과목부터 영어·과학·수학·사회 등 주요 과목 전반에서 진행된다. 토론 수업을 통해 평소 싫어했던 과목에 흥미가 생기고 성적이 오른 학생이 많다. 학생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수업 방식은 교과 과목의 흥미를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수업은 모두 영어로 진행되나.

 “그렇다. 하지만 영어 실력이 부족하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보통 외국인 학교는 영어가 능통해야 입학과 수업이 가능하지만 본교는 영어가 부족한 학생도 입학할 수 있다. ESL(English Second Language) 수업을 통해 정규 영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SL 수업을 통해영어 실력이 향상된 학생들은 정규 수업에서 친구들과 토론을 하며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게 된다. 교과 과정은 수준별 맞춤 수업으로 이루어지고 원하는 수업도 선택할 수 있다. 미국 고교나 대학에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는 SAT 및 TOEFL을 지도한다.



-크로마국제기독학교의 강점은 무엇인가.

 “우수한 교사진은 우리 학교의 자랑이다. 토론식 수업은 학생들의 논리력과 표현력을 이끌어 줄 교사의 역할이 크다. 원어민 교사와 대부분 석·박사 이상의 교육전문가들이다. 다양한 교육 과목도 강점이다. 특히 이스라엘 교육 출판사 부사장이자 교육 컨설턴트인 오피어 주코프스키가 학교에 상주하며 학생들뿐 아니라 교사들에게 ‘토론식 이스라엘 교육’이 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책임진다. 정규 수업 외에도 체육·음악·미술 등 방과 후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규모는 1만2000㎡(지상 10층)로 대규모 강당과 축구장·수영장·골프인도어 등 체육시설, 1000석 규모의 문화극장 등이 있다. 기숙사는 2인 1실로 86명이 생활할 수 있다.”



-어떤 학교로 발전시키고 싶나.

 “한국에 수많은 인재가 있지만 기계적인 학습 방법이 창의성을 저하시킨다. 이제는 토론 문화와 이를 뒷받침할 전문적인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다. 우리 학교만의 교육방식을 통해 국제적 감각을 갖춘 크리스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데 적극 힘쓸 계획이다."



<글=라예진 인턴기자 rayejin@joongang.co.kr, 사진=김현진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