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디지털 세탁소·장의사 … '잊혀질 권리' 국내서도 확산

중앙일보 2014.08.04 02:39 종합 8면 지면보기



시한 설정, 대신 지워주는 서비스도
방통위 "삭제요청권 반영 범위 논의"

유럽에서 시작된 ‘잊혀질 권리’ 열풍이 국내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메시지를 주고받은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모바일 메신저부터 오래 전에 인터넷에 올린 글·사진을 찾아 지워주는 ‘디지털 세탁소’ 같은 서비스들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의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지난달 22일 ‘타이머 챗’ 서비스를 시작했다. 발송자가 설정한 시간 이후에는 메시지가 대화방에서 사라지는 기능이다. 시간은 2초부터 최장 1주일까지 설정할 수 있다. 타이머 챗을 써 본 회사원 이유진(30)씨는 “원치 않는 사람들에게까지 사진이 공유되는 것을 차단할 수 있고, 내가 보낸 메시지라는 증거도 사라지니 비밀스러운 정보를 주고받기도 편하다”고 말했다. 이런 ‘휘발성 메시지’는 지난해부터 중소 규모 메신저 앱들이 먼저 선보였다. SK플래닛의 미국법인 틱톡모바일이 개발한 ‘프랭클리 메신저’와 브라이니클의 ‘돈톡’, 다음커뮤니케이션의 ‘마이피플’ 등이다.



 이들의 원조는 페이스북도 탐을 냈던 미국의 사진공유 메신저 ‘스냅챗’이다. 상대방이 사진을 확인하면 수 초 내에 사라지는 게 특징이다. 네이버 원윤식 부장은 “온라인상에 기록을 남기고 싶지 않다는 사용자들의 요구를 라인도 이번에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에 올린 게시물이나 댓글을 작성자 대신 지워주는 서비스도 있다. 일명 ‘디지털 세탁소’ ‘디지털 장의사’다. 이들 업체는 삭제 건당 1만원짜리 상품부터 개인의 전체 인터넷 기록을 관리하고 삭제해주는 수십만원대 패키지형 상품을 팔고 있다. 네이버·다음·네이트·구글 등 주요 포털과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의뢰인이 쓴 글을 찾아내 지워준다.



 이 같은 흐름에 이어 정부도 ‘잊혀질 권리’에 대한 법적인 검토에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온라인상 개인정보 삭제요청권의 반영 범위를 검토하기로 했다. 3일 방통위 관계자는 “연내에 ‘잊혀질 권리’와 ‘디지털 유산’을 어떻게 현행법에 반영할지 결론을 내릴 것”이라 고 말했다.



박수련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