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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에볼라 질환, 철저히 통제하되 패닉은 막아야

중앙일보 2014.08.04 00:28 종합 30면 지면보기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나이지리아 등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번지고 있는 에볼라 바이러스 질환으로 전 세계가 비상에 걸렸다. 이 질환이 발생한 서아프리카 4개국 정상회의에서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이 “감염 사례가 많고 발생지역이 넓어 통제불능 사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경고했을 정도다.



 이번 여름에만 400만 명 이상이 해외로 출국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도 비상 조치가 필요하다. 이미 질병관리본부가 지난 4월 추적조사와 역학조사에 대한 지침을 만들고, 현지 방문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잠복기 21일 동안 계속 전화확인을 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일은 에볼라 창궐 지역과 인근에 대한 한국인의 출입을 통제하는 일이다. 이미 에볼라 발생국가인 라이베리아와 국경을 맞댄 코트디부아르에 6~17일 의료봉사 활동을 떠나려던 굿뉴스 의료봉사회는 일정을 취소했다. 하지만 서아프리카 지역인 가나를 포함해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 활동하려던 다른 선교회는 행사를 강행할 태세다.



 현지인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자세는 높이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에볼라 창궐은 기존의 봉사 약속을 취소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니만큼 상대방도 그 정도는 이해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에볼라 바이러스 질환 전문가라면 모를까 다른 의료인이 일시적 봉사 목적으로 전염병 확산 지역에 들어가는 일은 삼가는 게 방역의 기본이다. 봉사단체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때다. 장기적으로는 국회가 테러나 내전 등으로 위험한 지역과 함께 전염병 창궐 지역에 우리 국민의 출입을 금지하는 법을 제정할 필요도 있다.



  다만 일부 고개를 들고 있는 에볼라에 대한 과도한 패닉 현상은 현명하지 못한 일이다. 에볼라 바이러스 질환은 공기를 통해서는 전염되지 않으며 피나 소변, 땀이나 토사물 등에 닿을 정도로 가깝게 접촉해야 감염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선 이런 오해가 없도록 당국이 나서서 보건교육과 공익광고를 확대해야 한다. 현지인의 방한도 무조건 막기보다 사전에 철저한 검역과 관찰을 통해 관리해야 할 사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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