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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미국서 셰일가스 캔다

중앙일보 2014.08.03 20:53 종합 18면 지면보기
SK이노베이션이 국내 기업 최초로 셰일가스 생산에 나선다.


석유생산 광구 2곳 사들여
한국기업 최초 운영권 확보
하루 생산 4500배럴로 늘어

 구자영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은 3일 “미국 석유개발법인을 셰일가스 개발사업의 글로벌 전초기지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6월 잔금을 치르고 최종 인수한 미국 석유생산광구와 석유개발법인을 둘러보기 위해 미국에 가 있다. 구 부회장은 휴스턴에 있는 SK E&P 아메리카에서 현지 경영진과 셰일가스를 주제로 경영회의를 했다. 그는 “수평시추 등 핵심 기술과 인재 확보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또 “자원 부국을 위한 최태원 회장의 빠른 의사 결정에 힘입어 한국 기업 최초로 미국 석유광구 운영권을 확보했다”며 “이를 계기로 자원 개발 전문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 4월 미국 오클라호마와 텍사스에 있는 석유생산광구를 3871억원에 사들이는 계약을 했다. 두 광구 인수는 SK이노베이션에 남다른 의미였다. 석유 개발이 시작된 미국 본토에서 직접 석유를 캐 세계 굴지의 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클라호마 광구에선 셰일가스와 셰일오일이 함께 나왔다. 원유를 수입해 정제하여 팔거나 광구 지분만을 인수해 오던 그간의 사업구조를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든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클라호마 광구에서 생산하는 원유와 가스 중 약 15%가 셰일층에서 시추되고 있다”고 말했다.



 셰일가스는 일반 가스와 성분이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채굴 방식이다. 일반 가스나 석유는 유전이나 가스전에 농축돼 있다. 한데 몰려 있으니 수직으로 관을 꽂아 뽑아낼 수 있다. 하지만 셰일가스는 진흙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퇴적암인 혈암(頁岩·shale)층에 있는 암석에 산포돼 있다. 그래서 L자 모양의 관을 활용해 수평시추를 한다. 고압의 소금물과 화학약품, 모래를 뿌려 암석을 깨트려 채굴하는 방식도 동원된다. 채굴이 어렵기 때문에 셰일가스가 1970년에 발견됐지만 최초 채굴은 99년에나 가능했다. 매장량의 3%를 뽑아내는 게 평균이고 6%를 뽑아내면 대단한 기술력으로 평가받을 정도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셰일가스 생산에서 채굴 성공률을 두 자릿수로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성과는 이미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공법을 개선해 시추시간을 줄였다. 그 덕에 비용도 340만 달러에서 300만 달러대로 줄었다. 생산성도 올라갔다. 오클라호마 광구를 SK이노베이션이 인수하기 전엔 하루 2500배럴을 캐냈지만 최근엔 하루 3750배럴로 늘어났다. 텍사스 광구에서 뽑아내는 원유까지 더하면 SK이노베이션이 미국에서 생산하는 원유는 하루 4500배럴에 달한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해 오클라호마 광구의 현지 인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미국 E&P기술센터는 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비용을 줄이고 경쟁력을 키워 미국 내 다른 광구로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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