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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인구 75%, 하마스에 생명 위협 받으며 생활

중앙선데이 2014.08.03 00:19 386호 10면 지면보기
지난달 31일 텔아비브 인근에서 열린 이스라엘 병사 마탄 고틀리브의 장례식에서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며 통곡하고 있다. 고틀리브는 지난주 하마스 땅굴 수색작전을 벌이다 매설된 폭탄이 터져 사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 “하마스의 땅굴을 모두 파괴할 때까지 군사작전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뉴스1]
우리 쿠드만
-팔레스타인 민간인이 많이 숨져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이 거세다. 이번 군사작전의 목표는.
 “우선 이번 사태와 관련해 배경 설명이 필요한 것 같다. 2005년 당시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아무런 대가 없이 가지지구에 있는 병력과 민간인들을 철수시켰다. 가자지구가 양측이 평화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례가 되길 바랐다. 하지만 우리의 희망은 실현되지 못했다. 지난 20여 일 동안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2600발 이상의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이스라엘은 군사작전의 목표를 크게 세 가지로 설정하고 있다. 단기적 목표는 하마스의 로켓 및 미사일 공격을 중단시키는 것이다. 중기적 목표는 하마스를 비무장시키는 것이다. 또 후방 공격 루트가 되고 있는 접경지역의 땅굴들을 파괴하는 것이다. 이 땅굴들은 이스라엘 군사기지가 아닌 민간인 거주지역에 출구가 있다. 이를 통해 하마스는 국경을 몰래 넘어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 그리고 장기적인 목표는 상대방을 서로 인정하는 ‘2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위해 팔레스타인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 우리 쿠드만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함으로써 사태가 확산됐다. 투입한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하마스가 땅굴을 통해 우리 후방을 공격하기 때문이다. 우리 영토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를 중단시켜야 한다. 향후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로 더 깊숙이 진격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으로부터 많은 위협을 받고 있다. 가자지구와 불과 11㎞ 떨어져 있는 아슈켈론 등 적지 않은 이스라엘 도시들이 팔레스타인 국경에 인접해 있다. 이 도시들은 장거리미사일도 아닌 로켓의 사정거리 내에 있다. 이런 위협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2국가 해법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유대인이 대량학살 당했던 홀로코스트 같은 비극이 이 땅에서 재발하길 원치 않는다.”

 -그동안 일시적인 휴전은 있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협상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우리는 더 이상의 군사적 충돌을 원치 않는다. 협상을 통해 이번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측이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공존하기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그 증거로 하마스는 이스라엘 민간인 지역에 대한 로켓과 미사일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에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이 희생되는 것에 대해서는 유감이다. 우리는 이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자위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여러 번 강조했다. 북한과 대치하고 있는 한국의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 북한이 협상을 거부하면서 계속 도발을 해온다면 이를 그냥 두고만 볼 수 없지 않을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강경파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강공책을 펼치고 있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문제는 이번 사태와 별개로 봐야 한다. 이스라엘 내 강경파가 이번 분쟁에서 쟁점이 돼서는 안 된다. 핵심 이슈는 우리 국민의 안전이다. 하마스는 접경 지역뿐 아니라 예루살렘·텔아비브, 심지어 북부 도시인 하이파까지 공격하고 있다. 전체 인구 800만 명 중 600만 명이 하마스의 의해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정치는 큰 문제가 될 수 없다. 분쟁이 벌어졌을 경우 우리는 즉시 위협에 대한 대응책 마련을 위해 노력한다. 현 정부에 반대하는 정파들도 네타냐후 정부의 이번 작전에 대해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하마스를 어떻게 평가하나.
 “우리가 가자지구에서 철수한 것은 9년 전이다. 하마스는 그동안 1만8000여 발의 로켓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하마스 지도부는 민간인들을 인간방패 삼아 은신하고 있다. 이번 분쟁에서도 하마스는 우리가 공격하기 어려운 학교와 병원 등에 무기를 숨겨놓고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꾸준히 해왔다. 현재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위해 전력을 비롯해 음식과 의약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하마스는 심지어 우리가 건네준 시멘트를 땅굴 건설에 쓰고 있다. 인도주의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이 하마스에 의해 고통을 받고 있는 것이다. 북한이 군사적 공격을 할 경우 한국의 대북 지원이 가능할까. 어려울 것이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이스라엘의 국경 봉쇄로 7년 넘게 감옥에 갇힌 것 같은 생활을 하고 있다. 하마스가 이번 분쟁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하마스의 1차 목표는 국경 봉쇄 해제일 것이다. 이외에도 국제사회로부터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이번 분쟁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랍 국가들도 하마스를 탐탁지 않게 보고 있다. 이집트도 하마스를 비난하고 있으며 심지어 하마스를 적으로 간주하고 있다.”(압델 파타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군부 실세 출신으로 2013년 7월 쿠데타로 민선 대통령인 무함마드 무르시를 축출했다. 무르시를 지지하는 정파는 ‘무슬림 형제단’이며 하마스는 이 세력의 분파다. 이에 따라 알시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집트와 하마스의 관계는 악화됐다.)

 -팔레스타인 내 두 정파인 강경 하마스와 온건 파타가 연립정부 구성을 추진하는데.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연립정부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아마 자신이 통치하는 가자지구 외 서안 지역에서도 영향력 확대를 꾀할 것이다. 이번 분쟁의 발단이 됐던 이스라엘 10대 소년 3명에 대한 납치·살해 사건도 하마스의 소행으로 알고 있다. 이들은 사태를 확산시키기 위해 서안 지역에서도 반이스라엘 정서를 부추겼다. 이로 인해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막대한 인명 피해를 초래한 무력 충돌로 치닫게 됐다. 하마스가 참여하는 연립정부는 서안 지역에 기반을 둔 파타당 중심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보다 더욱 강경해질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 미사일 방어시스템인 ‘아이언 돔(Iron Dome)’이 90%에 달하는 요격 성공률을 보여줬는데.
 “아이언 돔이 이스라엘뿐 아니라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피해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만약 아이언 돔이 팔레스타인으로부터 날아온 미사일을 제대로 요격하지 못했다면 아마 이스라엘 희생자 수가 현재보다 10배 이상 증가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반격으로 더 많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희생됐을 것이다.”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유대인 정착촌 확대가 ‘2국가 해법’의 가장 큰 장애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국제사회, 심지어 미국도 정착촌 확대에 반대하는데.
 “유대인 정착촌은 평화로 가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 앞서 우리는 중동전쟁을 통해 점령한 이집트 영토를 반환했다. 요르단에도 협상을 통해 점령지를 되돌려줬다. 지금은 요르단에 수자원을 공급하는 등 좋은 이웃으로 지내고 있다. 유대인들은 다른 민족을 지배하지 않았다. 지금도 그렇다. 이스라엘이 이웃 국가인 이집트와 요르단과 관계 개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2005년 가자지구에서 우리가 철수했음에도 하마스와는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누구의 탓인가. 우리는 이번 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에 아무런 조건을 달지 않고 있다. 앞서 분쟁 초기 이집트가 제안한 중재안을 우리는 수용했지만 하마스는 거부했다.”

 -이번 분쟁이 새로운 중동전쟁으로 확전할 가능성은.
 “중동에선 많은 전쟁이 발발했으며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현재 이라크와 시리아는 내전 중이다. 레바논과 리비아에서도 종교와 정치 문제로 무력충돌이 빚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볼 때 아랍권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분쟁에 개입할 여유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스라엘은 이번 분쟁이 확대되길 원치 않는다. 우리는 단지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뿐이다.”

 -북한과 하마스가 무기 밀거래를 하고 있다는데.
 “2009년과 2011년에도 북한이 미사일 기술 등을 중동의 테러조직에 제공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한은 시리아의 핵 원자로 건설을 돕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북한은 이스라엘에도 위협이 되고 있다. 북한의 무기와 군사기술이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조직에 제공되고 다시 하마스로 흘러들기 때문이다.”

 -한국과 이스라엘 관계 증진을 위해서는.
 “그동안 양국은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또 양국은 정치·경제적으로 많은 유사성을 갖고 있다. 전쟁의 잿더미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했다는 것도 그중 하나다. 양국은 지난주에도 ‘창조경제’를 주제로 행사를 열었고 또 200여개 기업이 참가한 박람회도 개최했다. 앞으로도 양국 간 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믿는다.”

최익재 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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