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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농구, AG 우승 공식은 ‘멋부리지 않고 터프하게’

중앙선데이 2014.08.03 01:43 386호 23면 지면보기
2002년 부산에서 누린 영광을 올해 다시 맛볼 수 있을까.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이 12년 만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향해 달리고 있다. 이란·필리핀·중국과 함께 전문가들이 꼽은 금메달 예상 국가에도 이름을 올렸다.

 앞서 지난달 31일 뉴질랜드와 겨룬 마지막 평가전에서 대표팀은 70대 71로 아쉽게 졌다. 뉴질랜드는 한국보다 세계랭킹이 12계단 높고, 체력이나 신체조건 면에서 ‘가상의 이란’으로도 불린다. 모두 5차례 치러진 평가전에서 한국은 뉴질랜드를 상대로 2승 3패(원정 3경기·국내 2경기)를 기록했다. 내달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까지 50일이 채 남지 않았지만 대표팀 전력은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16년 만에 출전하는 스페인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8월30일 개막)은 조직력을 극대화할 좋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객관적 전력을 겨뤄볼 때 한국(세계랭킹 31위)은 리투아니아(4위)·호주(9위)와 같은 조에 속해 월드컵 조별리그 1승도 장담하기 쉽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월드컵보다 아시안게임에 더욱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대회의 간격이 짧아 체력·부상 부담은 있지만, 조직력을 높이기 위해 일원화된 선수단이 나선다.

 지난 5월까지만 해도 진천선수촌 합숙훈련 당시 대표팀 전력은 50% 수준이었다. SK 애런 헤인즈(33·미국)의 특별 귀화를 취진했지만 무산됐고, 김민구(23·KCC)는 음주운전 교통사고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유재학
 이에 ‘만수(萬手)’ 유재학(51) 대표팀 감독의 ‘한국형 농구’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2010년 광저우 대회때 지휘봉을 잡은 유 감독은 신체조건과 개인 기량의 한계를 절감했다. 유 감독은 “우리 팀에 1대1 공격을 잘 하는 선수가 있나, 아니면 키 큰 선수가 있나. 결국 수비가 무기”라며 ‘한국형 농구’를 만들어 갔다.

 4쿼터에 승부를 거는 전략은 유 감독의 ‘한 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뉴질랜드와의 평가전에서도 유 감독은 강력한 압박수비와 빠른 속공으로 상대 체력을 떨어뜨린 뒤 4쿼터에 승부를 거는 전략을 취했다. 주전과 비주전 없이 12명을 수시로 교체하며 40분 내내 ‘올코트 프레스(All-court press)’를 펼쳤다. 앞서 뉴질랜드와의 1차전에서 33점 차로 대패했을 때 유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왕자처럼 너무 멋지게만 플레이하려한다”며 독설도 마다하지 않았다. 강력한 몸싸움을 강조한 것이다.

 선수 선발에서도 유 감독은 친분·명성·병역 특례는 배제하고, ‘이길 수 있는 팀’ 구성에 초점을 맞췄다. ‘엔트으리(엔트리+의리)’ 논란에 휩싸인 브라질월드컵 축구대표팀과 달랐다. 양동근(33·모비스)·김종규(23·LG)·김주성(35·동부) 등 12명 선수들은 ‘원 팀(one team)’으로 뭉치고 있다. 네나드 부시니치 뉴질랜드 감독은 “한국은 우리가 상대한 국가 중 가장 열심히 하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인천에서 만나게 될 라이벌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이란에는 미국프로농구(NBA) 출신 센터 하메드 하다디(218cm)가 버티고 있고, 필리핀은 지난해 8월 아시아선수권 4강에서 한국에 패배를 안긴 전력이 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38년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했던 중국은 명예회복을 노리고 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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