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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옴부즈맨 코너] ‘길 위의 인문학’처럼 기존 틀 흔드는 기획 많아져야

중앙선데이 2014.08.03 02:44 386호 30면 지면보기
7월 27일자 중앙SUNDAY 1면 톱기사는 세월호 침몰사고 수습안을 놓고 불거진 사회 갈등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며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과 해법을 함께 제시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두고 벌어지는 여론 분열과 그 원인을 대중심리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도 흥미로웠다.

특히 “사건의 진상을 명확히 밝히고 공공의 책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해법이 가슴 깊이 다가왔다. 세월호 참사가 한국 사회에 던진 화두를 다시 한 번 심층적으로 짚어줬다면 작금의 논란을 이해하기가 더욱 쉬웠을 듯하다. 참사로 인해 드러난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점과 풀어야 할 숙제 등에 대해 사회적 공감대가 이뤄진다면 “왜 세월호 희생자들만 혜택을 받느냐”는 일각의 주장도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보듬고 또 다른 상처를 입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기 때문이다.

4면의 ‘9·11 위원회, 수사권 없었으면 아무 일도 못했을 것’이란 기사는 미국에 대한 테러 공격 진상조사위원회를 직접 취재했던 전 뉴욕타임스 기자를 인터뷰해 새로운 사실을 알려줬다.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에 수사권 부여를 반대한 쪽에서는 “9·11 조사위에도 수사권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직접 취재해 보니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는 점에서 ‘팩트 파인딩’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해줬다.

11면 일본 주재 팔레스타인 대사 인터뷰도 이스라엘 공격 기사 대부분을 외신으로 전해듣는 상황에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입장을 생생하게 들려줬다. 14면의 일본 정치사상가 마루야마 마사오 탄생 100주년 기사에서는 “마루야마가 1960년대 학생운동 주도자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는데 그 이유가 구체적으로 언급돼 있지 않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16면 ‘와이드샷’은 회색빛 도시에서 더욱 선명하게 돋보이는 노란색 리본을 클로즈업해 눈길을 끌었다. ‘세월호 100일, 부끄럽기만 했던 100일’이라는 제목과 사진설명에서도 기자의 진정성이 묻어나 잔잔한 감동을 줬다.

18면 ‘관피아 쌈짓돈 전락한 515조원 정부 기금’ 기사는 정부 기금을 둘러싼 그릇된 현실을 풍부한 그래픽 자료와 함께 보여줘 가독성이 높았다. 특히 요즘 척결 대상으로 지목된 관피아가 정부 기금과 먹이사슬처럼 얽혀 있다는 점이 다양한 사례를 통해 묘사돼 흡인력있게 읽혔다.

지난 주부터 새로 연재를 시작한 고미숙 고전평론가의 ‘길 위의 인문학’은 약간은 점잖고 무거운 분위기를 풍기는 중앙SUNDAY 칼럼 지면에 통통 튀는 색깔을 더한 것 같아 반가왔다. 필자는 첫회부터 ‘백수는 미래다!’라는 다소 도전적인 주장을 고전 속 인물에게서 끄집어냈다. 앞으로도 중앙SUNDAY에서 기존의 사고 체계를 비트는 참신한 칼럼을 자주 접할 수 있길 바란다.



유희연 2000년부터 2007년까지 문화일보 정치부·사회부·국제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현재 전업주부로 일곱 살, 네 살 두 아들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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