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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볼라, 감염력 약하지만 공포의 치사율

온라인 중앙일보 2014.08.03 04:00
방역 전문가들이 라이베리아의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 지역인 포야에서 환자 격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뉴시스]
서부 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돼 기니 등 3개국이 바이러스 진원지를 격리구역으로 설정했다.


문명의 역습 당한 서부 아프리카

지난 3월 기니에서 시작된 에볼라로 5개월간 모두 729명이 숨졌다. 사망자들 중엔 의료진 60명이 포함돼 있다. 감염자도 1323명에 달한다.



에볼라는 아프리카 중부의 열대 밀림 지역을 흐르는 강 이름이다. 1976년 당시 자이레(현재 콩고민주공화국)의 느예리 지방에서 수백 명의 사람들이 갑자기 죽었다. 감염된 사람들은 처음엔 독감에 걸린 것 같았다. 고열·두통·설사·구토·현기증 같은 증상도 동반됐다. 온몸에 붉은 반점이 생기고 피가 나기 시작하면서 550명의 환자 중 430명이 사망했다. 학자들은 이 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를 에볼라(ebola) 바이러스라 명명했다.



지난해까지 에볼라의 유행은 소규모이고 국지적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매우 넓은 지역에서 퍼지고 있다. 심지어 대도시에서도 유행하고 항공 여행객의 감염·사망 사례도 확인됐다.



역학 전문가들은 에볼라의 발원지인 아프리카의 교통 발달과 도시화를 불길하게 바라보고 있다. 올해 에볼라가 급속도로 퍼진 것은 버스 탓이란 분석도 나왔다. 에볼라에 감염된 사람이 버스를 타고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이웃 마을이나 도시, 나아가 국경 밖으로 퍼졌다는 것이다.



현지의 독특한 장례 풍경도 에볼라의 확산에 기름을 붓고 있다. 에볼라로 숨진 사람의 시신을 여러 사람이 달려들어 씻기는 과정에서 감염이 이뤄지는 것이다.



에볼라의 확산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면서 “혹시 국내에서도…”라며 2009년 지구촌을 휩쓴 신종플루의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에볼라와 신종플루는 둘 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병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동물에서 유래했다는 점도 닮았다. 그러나 감염력(전염력)과 치사율에 있어선 정반대다. 에볼라는 낮은 감염력과 최고의 치사율을 보인다.



역학 전문가들이 에볼라의 한국 상륙 가능성을 극히 희박하다고 보는 것은 낮은 감염력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신종플루는 공기(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므로 감염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며 “에볼라는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체액과 직접 접촉해야 감염된다”고 설명했다. 또 신종플루는 증상이 나타나기 1∼2일 전에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수 있지만 에볼라는 고열 등 증상이 나타난 뒤에야 타인에게 옮겨진다. 환자를 미리 찾아내 격리시키면 신종플루보다 방역하긴 쉽다.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의 첫 보유 동물론 박쥐가 거론된다. 박쥐는 에볼라에 감염돼도 별 증상을 일으키지 않는다. 감염된 박쥐를 잡아먹은 원숭이·침팬지·고릴라 등이 에볼라에 걸리고, 이런 동물과 접촉한 사람들이 감염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로다.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에볼라의 치사율(60∼90%)은 열대열 말라리아·패혈증·뇌수막염(10% 내외)과 비교해도 가공할 수준”이라고 말했다.



아직 국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가 발견된 적은 없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다녀온 사람이나 아프리카·필리핀에서 들여온 동물은 특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에볼라 유행 국가엔 교민 160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데다 여행객과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방역 전문가들이 두바이·파리 등 아프리카 여행객들이 경유하는 항공편 승객에 대해 검역을 철저히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잠복기가 2일∼21일이므로 현지에서 감염된 뒤 국내에서 발병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기니·시에라리온·라이베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 3국에 특별 여행경보를 내리고 방문 자제를 권고했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tk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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