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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만 66개월 방위사업청장 사의 표명

중앙일보 2014.08.01 13:14
‘차관직’만 66개월.



이용걸(57) 방위사업청장이 차관들의 관용차인 체어맨에서 내리게 됐다.



이 청장은 1일 “차관직을 너무 오래했다. 이제 후배들에게 물려줘야 할 때라는 생각을 했다”며 “국방부 장관도 바뀌고 해서 새 장관(한민구 국방장관)께 마땅한 사람을 후임으로 앉혀 달라고 건의했다”고 말했다. 사의를 표명했다는 얘기다. 이 청장은 그러면서 “내가 기회있을 때마다 (차관직을) 너무 오래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지 않았냐.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감사원 감사에 따른 도의적 책임이나, 청와대 등 외부의 압력에 따른 결심이 아니었다”며 그만두기로 한 게 순수한 의도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이 청장은 지난 2009년 2월 기획재정부 제2차관을 시작으로 2010년 8월 국방부 장관에 이어 지난해 3월부터 방위사업청장을 맡는 등 5년이 넘도록 세 개 부처에서 차관(급)을 지냈다. 이 기간동안 매일 아침 런닝머신을 뛰고 사우나를 하며 체력을 유지해 왔다. 그런 그에겐 '직업차관'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다음은 사의를 표명한 이 청장과 전화를 통해 주고받은 문답.



- 사의를 표명한 이유가 뭔가.

“내가 여러 차례 비슷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나. 너무 오래 했다. 부처를 바꿔서 그렇지, 차관을 한 기간이 역대 최장수가 아닌가 싶다. 신문사로 따지면 정치부, 국제부, 경제부 옮겨가며 데스크급만 세 번 한 것인데…. (기재부에서)함께 일하던 부하 직원이 이미 차관을 마쳤다. 차관 회의에 가면 내가 ‘왕고(왕고참의 줄임말)’다. 66개월을 했으니 말이다. 이제 그만할 때가 됐다.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줘야 하지 않겠나”



- 언제 그만두겠다는 뜻을 장관에게 전했나.

“언제라고 딱히 말하기 어렵다. 결심한 지는 꽤 됐다”



- 앞으로 계획은.

“아직 후임인사가 나지 않았다. 당장은 방사청 업무에 충실할 생각이다. 지금도 사무실이다”



이 청장은 지난 6월30일 한민구 국방장관이 취임한 직후 한 차례 사의를 밝혔다고 한다. 그래서 지난달 25일 차관 인사 때 교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유임이 됐고, 행시 2년 후배인 추경후(25기) 기재부 1차관이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기수를 중시하는 공무원 문화상 더는 결심을 늦출 수 없었다고 판단한 건 이 때였다고 한다. 그가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 주려고 했다는 설명과도 맥이 닿는다.



국방부와 방사청 주변에선 그의 사의가 반려됐다는 소문도 나돈다. 그러나 실제론 후임 인선이 진행중이라고 한다. 한민구 장관도 기자에게 “본인이 그만두겠다고 하지 않나. 차관 생활을 오래한 것도 사실이다. 누가 적당한지 후임을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후임 방사청장에는 이용대(육사 35기·예비역 소장)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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