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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표 사퇴] 보은 공천 '헌 정치' 매달리다 새 정치 넉 달 만에 철수

중앙일보 2014.08.01 01:29 종합 5면 지면보기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얼굴) 공동대표의 눈에서 살짝 눈물이 비쳤다. 31일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다. 그는 감정을 다스리려는 듯 두 눈을 질끈 감기도 했다. 취재기자들로부터 질문이 쏟아지자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만 했다. 그는 이미 최고위원회의에서 ‘7·30 재·보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며 공동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기동민·권은희 전략공천 논란
첫 정치실험 일단 실패로 끝나
사의 밝힌 뒤 살짝 눈물 비쳐

 안 대표는 이날 최고위에서 “넉 달 동안 최고위원들께 많이 의지하고 배웠다”며 “선거 결과는 대표들의 책임”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제대로 잘했으면 좋았겠다”고 후회의 말을 남긴 뒤 “평당원으로 돌아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로써 지난 3월 26일 옛 민주당과 안 대표 측의 합당으로 출범한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는 불과 4개월여 만에 허물어졌다. 한때 유력한 대권 후보였던 정치인 안철수의 ‘첫 정치실험’도 일단은 실패로 끝난 셈이다.



 안 대표의 가장 큰 패인은 두 번의 선거에서 보여준 전략공천 파문이란 말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조경태 최고위원은 “총체적으로 전략공천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당을 만들어 새롭게 시작했지만 과거의 민주당이 가진 모습들을 아직 떨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안 대표가 강행한 전략공천들은 숱한 파문과 상처를 당에 남겼다. 6·4 지방선거에선 측근인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을 경선 없이 전략공천해 당원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이번 재·보선에선 기동민(서울 동작을)·권은희(광주 광산을) 후보를 전략공천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패륜공천’ ‘보은공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두 번의 선거 과정에서 보여준 전략공천 파동에 대해 국민들은 새 정치에 부합하는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안 대표에게 실망하는 여론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 대표는 이날 ‘공천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보는가’란 기자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안 대표 측 일부 인사는 “사실상 김 대표가 전략공천을 좌지우지해 놓고 정작 책임론은 전부 안 대표에게만 몰리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날 김 대표가 기자회견을 안 대표 없이 혼자 한 건 이런 부정적인 당내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이들은 주장했다. 안 대표는 정치권에 입문하기 전부터 김 대표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사이였다.



 안 대표가 합당 이후 새 정치의 상징처럼 여기던 ‘기초선거 무공천’을 철회한 것도 핵심 패인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옛 민주당과의 합당 과정에서 ‘새 정치를 위한 기초선거 무공천’을 내세웠으나 불과 한 달여 만에 이를 뒤집음으로써 흠을 남겼다. 익명을 요구한 안 대표 측 인사는 “아무런 세력 없이 거대 정당에 들어갈 땐 높은 국민적 지지율이 유지돼야 하는데, 새 정치를 한다고 하더니 정작 새 정치를 지키지 못하면서 지지율이 빠지고 결과적으로 당내 힘이 하나도 없어지게 된 것”이라며 “안 대표는 이제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 새로운 각오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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