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당을 심판했다 - 경제 살리라는 민심
경기 꿈틀거리자 표심도 꿈틀
각종 부양책, 선거에 결정적 역할
"내 호주머니 채워줄 후보 찍는 포켓 밸류 보팅 강하게 나타나"
최 부총리가 새누리당 원내대표였을 때 원내수석부대표로 호흡을 맞췄던 윤상현 사무총장은 이날 “최경환 경제팀이 등장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구체적인 방침과 결연한 의지를 보여준 게 승리의 한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한 당직자는 “세월호 참사의 여파로 경기 침체가 극심해지고 있어 국민 사이에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데 야당이 계속 세월호 얘기만 한 게 패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명지대 김형준(정치학) 교수는 “이번 재·보선은 유권자들이 누가 자신의 호주머니를 채워줄지를 지켜본 뒤 투표하는 ‘포켓 밸류 보팅(Pocket Value Voting)’ 현상이 강하게 나타난 선거”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새누리당은 지방선거 때와 달리 박근혜 대통령을 선거의 전면에서 빼는 대신 순발력 있게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활성화 정책을 재·보선의 핵심 어젠다로 제시해 성공했다”며 “순천-곡성에서 이정현 당선자가 이변을 일으킨 것도 ‘예산폭탄론’의 효과를 누린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방선거 때와 똑같이 세월호 심판론에만 매달려 유권자들의 외면을 자초했다는 것이다. 특히 김 교수는 “선거 막판에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세월호특별법을 처리 안 해주면 다른 민생법안을 붙잡겠다고 말한 건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최 부총리는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7·24 대책이 재·보선 때문에 나온 건 전혀 아니지만 발표 이후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서 국민에게 경제 회복의 희망을 심어준 게 아무래도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부총리는 “경제활성화 정책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드러난 만큼 국회에서 분양가 상한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부동산 규제 폐지 법안과 관광산업진흥법 등 서비스산업 활성화 법안이 조속히 처리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정하 기자
◆포켓 밸류 보팅(Pocket Value Voting)=정치적 가치보다는 유권자 개인의 호주머니를 두둑하게 해주는 정책을 내세우는 정당이나 지도자에게 투표하는 행태를 가리키는 말. 이념보다는 실리를 더 중시하는 투표 현상을 일컫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