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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6000명 금수원 뒤졌는데 창고 속 양회정 못 찾았다

중앙일보 2014.07.29 19:30 종합 8면 지면보기



순천 별장처럼 비밀공간 발견 못해…양씨 “5월 24일 유병언 마지막 봐”
유씨 최후 행적 영구 미제될 가능성 …시신과 대균씨 DNA 부자관계 확인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 대한 2차 압수수색(지난 6월 11~12일) 당시 유병언 청해진해운 회장의 운전기사인 양회정(56)씨가 금수원 내부에 숨어 있었지만 검경이 그를 검거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양씨가 유 회장을 마지막으로 본 날을 5월 24일이라고 밝힘에 따라 유 회장의 마지막 행적은 미궁에 빠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은 29일 오전 자수한 양씨를 상대로 유 회장의 도피 경위 등을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양씨는 지난 5월 3일 유 회장이 전남 순천 ‘숲속의 추억’ 별장으로 이동할 때 유 회장의 벤틀리 차량을 운전했다. 유 회장은 개인비서 신모(33·여·구속)씨와 함께 별장에서 지냈고 양씨는 별장 인근에 있는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순천교회 소유 야망연수원에 기거했다. 그런데 같은 달 25일 새벽 검찰 수사관이 연수원에 나타나자 곧바로 승용차를 타고 전주로 도망쳤다는 것이다.





 양씨는 당일 전주에 사는 처제 집으로 가서 “회장님을 구하러 가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이후 전주의 한 장례식장에 차를 버린 뒤 안성 금수원으로 들어갔다. 양씨는 검찰에서 “그동안 줄곧 금수원 내에서 지냈다”고 진술했다.



 양씨는 특히 “검찰이 2차로 금수원을 압수수색하기 위해 진입했을 때는 금수원 내 자재창고에 조그만 공간을 확보해 숨어 있었다”고 진술했다. 유 회장이 은신했던 별장의 비밀 공간처럼 금수원 안에도 일종의 비밀 공간이 있었다는 것이다.



 당시 검경 6000여 명이 금속탐지기와 탐침봉까지 동원해 유 회장을 비롯한 수배자들이 숨어 있을 만한 곳을 수색했다. 또 금수원 안에 있던 사람의 신원을 일일이 확인했다. 땅굴이 존재하는지 여부까지 확인했던 검경은 정작 자재창고 안의 비밀 공간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검찰은 “객관적인 사실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양씨나 김명숙(59·일명 김엄마)씨 등 핵심 조력자들을 검거할 수 있는 기회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있었다. 자수한 김엄마는 신명희(64·일명 신엄마)씨에 의해 발탁돼 금수원 식품팀에서 유 회장의 식사와 먹거리를 전담해 왔다. 유 회장이 순천 별장으로 숨은 직후에도 여러 차례 금수원과 순천 별장을 오가며 식자재를 가져와 식사를 준비했다. 그러나 당시 ‘개미 한 마리도 빠져나갈 수 없도록 금수원 인근의 수색과 검문을 강화하고 있다’던 검경은 이를 알지 못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는 수사 초기여서 양씨나 김엄마가 중요 인물인지 몰랐다”고 해명했다.



 양씨는 유 회장 죽음을 둘러싼 퍼즐을 풀어줄 마지막 ‘키맨’이다. 검찰은 그를 상대로 유 회장의 도주 경로와 은신 당시의 행적을 추궁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은 미스터리로 빠져들고 있다.



양씨는 검찰 조사에서 “유 회장을 5월 24일 밤에 마지막으로 봤으며 (나 외에) 제3의 조력자는 없었다”고 진술했다. 양씨는 “유 회장이 별장 인근 매실밭에서 홀로 숨진 채 발견된 경위는 나도 모른다”고 했다. 수사 관계자는 “타살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씨는 유 회장 비서인 신씨가 경찰 조사에서 “유 회장 지시로 양씨와 김엄마에게 각각 3억원가량씩을 현금으로 줬다”고 진술한 데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엄마도 3억원 수수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한편 양씨가 검찰에 자수하기 직전 ‘시사 IN’과 인터뷰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새로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양씨는 이 인터뷰에서 “별장에서 유 회장에게 혹시 나갈 일이 있으면 뒷문으로 나오는 걸로 얘기했다. 이에 유 회장이 ‘뒤로 나가겠다. 터널 쪽으로’라고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유 회장 시신이 발견된 매실밭은 터널과 반대쪽에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이날 “유병언 회장의 시신 감식에 입회한 경찰 관계자가 ‘외관상 유병언이 아니다’고 자신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최근 유대균씨로부터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유 회장 시신과 부자 관계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인천=최모란·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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