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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잠수함, 물속 경운기? … "조잡해도 공포 대상"

중앙일보 2014.07.29 01:57 종합 6면 지면보기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지난달 15일 동해함대사령부 167군부대에서 잠수함에 탑승했다. 잠수함 곳곳에 녹이 슬고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다. [사진 노동신문]


북한이 잠수함 보유량으론 세계 최고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7일(현지시간)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파워의 자료를 재가공해 북한이 7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72척을 보유한 미국보다 6척이 많다는 얘기다. 비즈니스인사이더 집계에선 중국(69척)·러시아(63척)·이란(31척)이 북한과 미국의 뒤를 이었다. 한국과 일본은 각각 14척과 16척으로 집계됐다.

78척 세계 1위 보유국 진실은
대부분 30년 넘는 구식이지만 물속 들어가면 추적 어려워



 비즈니스인사이더의 집계는 한국 국방부의 집계와 다르다. 국방부는 미국 57척, 러시아 53척, 중국 68척, 일본 18척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각국의 무기 보유량은 기밀사항이어서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다”며 “국방백서에 나온 자료는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 등에서 발간한 각종 자료를 종합한 결과여서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이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세계 최대의 잠수함 보유국이라는 분석엔 국방부도 이견이 없다. 지난달 15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167군부대를 찾아 잠수함에 탑승한 사실을 공개한 것도 자신들의 잠수함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의 잠수함들은 대부분 30년이 넘은 구식이어서 미국이나 러시아 등 과는 전력 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는다.



 초대 해군 잠수함 전단장을 지낸 김혁수 예비역 준장은 “원자력 잠수함은 식량만 있으면 반영구적으로 물속에서 작전이 가능하다”며 “북한의 구형 디젤 잠수함은 하루에 한 번씩 수면으로 부상해 배터리 충전을 하는 ‘스노클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대잠 초계기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고 작전 반경도 짧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잠수함의 특성을 감안할 때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은 여전히 위협적이다. 김 예비역 준장은 “북한의 잠수함을 물속의 경운기라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잠수함은 잠수함”이라며 “아무리 조잡해도 잠수함이 물속으로 들어가면 찾기가 사실상 불가능해 성능과 관계없이 적에게는 공포의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를 작전 대상으로 하는 미국과 달리 한반도에서 작전하기에는 북한 잠수함의 성능만으로도 공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최태복 해군 대령 역시 “잠수함은 쥐도 새도 모르게 은밀하게 접근해 일격을 가할 수 있어 공개된 비밀병기로 불린다”며 “제1차 세계대전 때 실전에 투입된 이후 수중의 제왕으로 불릴 정도”라고 말했다. 각국이 잠수함을 전략무기로 분류해 보유 현황과 성능 등을 꼭꼭 숨기는 건 그 때문이다. 한국은 최근에는 보름 이상 부상하지 않아도 되는 AIP(공기 불필요 추진체계)를 탑재한 신형 디젤 잠수함을 건조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정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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