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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 첨병 초코파이 퇴출 위기

중앙일보 2014.07.29 01:07 종합 12면 지면보기
북한판 한류의 첨병 역할을 해온 초코파이(사진)가 퇴출될 위기에 처했다. 대북 유입 창구인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이 다른 물품으로 대체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북, 개성공단 간식서 제외 요구
암시장 값 북한 월급 절반 맞먹어

 초코파이가 공단 근로자들의 간식으로 제공된 건 15개 한국 입주기업이 가동된 2005년 12월부터다. 업체별로 1인당 한두 개에서 많게는 5~6개씩 줬지만 퇴근 후 쓰레기통에 포장지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집으로 가져가 자녀나 친지들에게 주려고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120여 개 업체가 진출하고 5만6000여 명의 북한 근로자로 불어났는데도 이런 현상은 그대로였다. 초코파이를 잘 모을 경우 북한 근로자의 한 달 월급보다 더 벌 수 있게 되자 인기는 더 치솟았다. 초코파이를 한 사람에게 몰아주는 계(契)까지 등장했고, 개성에는 전문수집상까지 생겼다. 지방도시에는 초코파이 암시장도 나타났다. ‘한국산’임을 또렷이 알 수 있는 포장지는 물론이고, 초코와 마시멜로가 결합된 맛으로 북한 근로자를 유혹하는 초코파이는 북한 당국에 경계대상이었다. 공단 내에서 먹으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중국 현지 생산품으로 바꿔 달라고도 우리 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자 북측은 지난 5월부터 적극적으로 나섰다. 커피믹스나 간식용 소시지 등으로 바꾸거나 아예 현금으로 달라고 주장했다. 북측 당국자는 “우리 노동자들이 초코파이에 질렸기 때문”이라고 둘러댔다. 현재 개성공단의 초코파이 반입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북한 암시장에선 북한 돈으로 개당 1000원 하던 한국산 초코파이가 1500원까지 뛰었다고 한다. 두 개면 북한 주민 한 달 월급(3000원)과 맞먹는다. 초코파이 공급이 중단되자 이번엔 대체 간식인 커피믹스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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