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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속으로] 오늘의 논점 -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체제

중앙일보 2014.07.29 00:10 종합 26면 지면보기

중앙일보와 한겨레 사설을 비교·분석하는 두 언론사의 공동지면입니다. 신문은 세상을 보는 창(窓)입니다. 특히 사설은 그 신문이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를 가장 잘 드러냅니다. 서로 다른 시각을 지닌 두 신문사의 사설을 비교해 읽으면 세상을 통찰하는 보다 폭넓은 시각을 키울 수 있을 겁니다.



중앙일보 <2014년 7월 15일자 30면>

김무성 신임 대표, 대등한 당청관계 만들라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중앙일보>
임기 2년의 새누리당 새 대표에 김무성(63·부산 영도) 의원이 선출됐다. 김 신임 대표는 30대 때인 1980년대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야당 시절 참모로 정치를 시작해 청와대 비서관, 내무부 차관을 거쳐 1996년부터 내리 5선에 성공한 뼛속부터 정치인이다. 국회 요직과 주요 당직을 두루 경험하면서 대화와 협상이 몸에 배어 있고, 정치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어제 열린 전당대회는 이른바 ‘친박의 좌장’이라는 서청원 의원과 ‘비박의 대표’라는 김 신임 대표의 치열한 경쟁으로 혼탁 선거의 우려와 함께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 찼다.



 김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지냈지만 박 대통령 취임 뒤 집권세력을 이끌어 왔던 친박 핵심에서 밀려났다. 대표 경선 과정에서 김 대표와 서청원 의원 측은 네거티브 선전전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 세력 동원에 줄세우기도 모자라 차기 대권후보 논쟁까지 벌였다. 21세기 집권당의 바람직한 경선과는 거리가 먼 구태의 연속이었다. 김 대표는 우선 친박과 비박으로 갈려 찢기고 상처 입은 새누리당의 경선 후유증을 치유하고 민심과 함께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이날 선출된 5명의 당 지도부에 2위를 한 서청원 의원 말고 홍문종 의원 같은 다른 친박 핵심의 진출은 실패했다. 3위와 4위를 각각 김태호·이인제 의원이 차지했다. 당원과 여론이 능력의 한계를 보인 채 위기를 맞고 있는 집권세력의 방향타를 더 이상 친박한테 맡길 수 없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 세월호 참사 이래 박 대통령의 청와대가 보여준 서투른 수습 능력과 소통의 난맥, 거듭된 인사 실패는 집권세력의 위기를 넘어서 국가의 위기감마저 자아내고 있다. 김 신임 대표는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당을 청와대 밑에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당을 지시하고 인사와 공천에 개입해 왔다”고 비판해 왔다. 정곡을 찌르는 인식이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정권을 창출한 책임 있는 주체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만 생기면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거나 대통령 뒤에 숨는 무기력증을 보여 왔다.



 김 대표의 새 지도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청와대의 일방 독주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당청 간에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를 확보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통령과 당 대표 간 정례회동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집권당은 대야 관계에서 유연함과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다. 집권당과 청와대의 관계가 정상화돼야 야당도 새누리당을 건너 뛰어 대통령과 직접 상대하려는 완고한 자세를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런 선순환이 청와대와 여야 정치권이 합의한 국가혁신 작업의 밑바탕이 될 것이다.



 김 대표는 우파보수정권의 재창출을 강조했다. 그러나 보수우파가 타락해 부패·기득권·웰빙 정당이 됐다는 뼈아픈 지적을 어떻게 극복할지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한겨레 <2014년 7월 15일자 31면>

김무성의 새누리당, ‘하청 정당’ 탈피가 제1과제




QR코드로 보는 관계기사 <한겨레>
새누리당이 김무성 대표 체제로 개편됐다. 김 대표는 7·14 전당대회에서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을 압도적 표차로 따돌렸다. 최고위원회도 ‘비박’ 3명과 ‘친박’ 2명으로 구성됐다. ‘친박 일색’이던 이전 지도부에 견줘 친박 색채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당청관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박근혜 당’의 한계를 벗지 못했다. 대통령의 심기를 헤아리고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는 데 급급했다.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국회에서 청와대 요구를 관철하는 ‘거수기’ 노릇에 충실했다. 대통령을 지켜달라고 읍소하는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해 겨우 지방선거를 치른 게 새누리당의 현주소다. 자생력을 상실한 집권당은 순식간에 청와대의 ‘하청 정당’으로 전락했다.



 ‘집권당의 자생력 확보’를 내건 김 대표가 서청원 의원을 제친 데 담긴 의미는 명확하다. 청와대만 바라보는 ‘청바라기 정당’에서 벗어나라는 요구다. 여당의 자생력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민 관점으로 정치를 바라볼 때 싹을 틔울 수 있다. 때론 청와대에 ‘노’(NO)라고 말하는 정당이 제대로 된 집권당의 모습이다.



 청와대가 집권당에 행사한 과도한 영향력은 정치 실종을 초래한 주된 요인이기도 했다. 이전의 ‘친박 지도부’는 야당을 공격하는 최선봉에 섰고, 정치는 실종됐다. 집권당이 ‘청와대 수호대’를 자처하면서 빚어진 일이다. 김 대표에겐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 본연의 모습을 되살리고 입법부의 기능과 위상을 정상화할 책무가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극심한 계파갈등 속에 ‘살생부’, ‘친박 5적’ 따위의 막말이 난무하는 구태의연한 모습을 벗어나지 못했다. 김 대표 역시 금품 관련 유죄판결 전력 등 구태정치에서 썩 자유롭지 못한 사람이다. 무거운 책임감으로 집권당의 면모를 일신해내지 못하면 ‘구태정치’ 꼬리표도 영영 떼지 못할 것이다.



 김 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마음껏 할 말을 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그는 한때 박 대통령 휘하에서 ‘친박 좌장’을 했다. 19대 총선에서 공천을 못 받은 그는 박 대통령이 반대했다면 국회에 다시 들어오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김 대표는 어느 때보다 강한 힘을 지닌 집권당 대표다. 2016년 총선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이며,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에 속해 있다. 힘이 커지면 책임도 무거워진다. 김 대표가 정치발전에 기여하려면 여당의 자생력이 저절로 확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논리 vs 논리] 중앙 “당·청 정례회동 검토를” 한겨레 “야당과 대화·타협하라”



지난 14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의원이 새누리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는 ‘친(親)박의 좌장’인 서청원 의원과 ‘비(非)박의 대표’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 간의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되었다. 하지만 승부는 싱겁게 끝났다. 김무성 의원이 서청원 의원에 1만 표 이상의 차이로 압승을 거둔 것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분석은 비슷해 보인다. 한겨레는 김무성 대표의 선출을 새누리당이 “청와대만 바라보는 ‘청바라기 정당’에서 벗어나라는 (국민의) 요구”로 해석했다. 중앙일보 역시 “당원과 여론이 능력의 한계를 보인 채 위기를 맞고 있는 집권 세력의 방향타를 더 이상 친박한테 맡길 수 없다는 선택을 한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정당정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정당은 시민들의 의견을 대표해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며 정견(政見)과 정책을 만든다. 하지만 박 대통령 집권 후 새누리당의 현실은 제대로 된 정당정치의 모습과 거리가 있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정권을 창출한 책임 있는 주체이면서도 중요한 문제만 생기면 청와대의 눈치를 살피거나 대통령 뒤에 숨는 무기력증을 보여 왔다.” 한겨레도 새누리당이 그동안 ‘박근혜 당’의 한계를 벗지 못했었다고 꼬집었다. 나아가 새누리당은 “박근혜 마케팅에 의존해 겨우 지방선거를 치른” 지경에 이르렀으며, “청와대의 ‘하청 정당’”이 되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와 한겨레의 지적은 적절해 보인다. 정당정치는 지도자 한 사람만 바라보지 않는다.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 혼자 국가를 이끄는 상황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정치에 필요한 능력을 기르기 어렵다. 이런 처지에서는 중앙일보의 지적대로 “서투른 수습 능력과 소통의 난맥, 거듭된 인사 실패”가 일어나기 십상이다.



 반면, 정당정치를 뿌리내린 곳에서는 지도자 없이도 국가가 제대로 굴러간다. 시민들의 의견을 정책으로 모으고 행정으로 옮기는 과정이 모든 성원의 몸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박대통령의 높은 대중 지지도에만 기대던 새누리당은 어느새 정당정치의 ‘기본기’를 잊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일보와 한겨레는 김무성 대표의 등장을 의미 있는 변수로 바라본다. 중앙일보는 김 대표를 “뼛속부터 정치인”으로 평가한다. “대화와 협상이 몸에 배어 있고, 정치와 권력의 속성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한겨레 또한 김 대표를 “어느 때보다 강한 힘을 지닌 집권당 대표”이며, “2016년 총선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로 차기 대선주자 후보군에 속한” 사람으로 바라본다. 김무성 대표를 정치 경험과 추진력을 모두 갖춘 인물로 평가한 셈이다.



 김대표가 새누리당을 어떻게 바꾸어야 할지에 대해서도 한겨레와 중앙일보의 입장은 비슷하다. 한겨레는 김대표에게 “야당과 대화하고 타협하는 정치 본연의 모습을 되살리고 입법부(국회)의 기능과 위상을 정상화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당청 간에 수평적이고 대등한 관계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중앙일보는 집권당이 ‘청와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대야(代野) 관계에서 유연함과 자신감을 갖게 될 것이라 충고한다. 한겨레 역시 “청와대가 집권당에 행사한 과도한 영향력”을 정치 실종의 주요한 원인으로 꼽는다. 한마디로 정당정치를 회복해야 야당과의 관계도 좋아진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 사설이 김 대표에 대해 요구하는 바는 확연하게 다르다. 중앙일보는 새누리당에 “경선 후유증을 치유하고 민심과 함께 하는 정당으로 거듭나는 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나아가 김대표가 ‘우파보수정권의 재창출’을 강조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새누리당이 ‘부패·기득권·웰빙’ 정당이 됐다는 뼈아픈 지적을 어떻게 극복할지를 고민하라고 주문했다.



 반면, 한겨레는 김 대표에게 “정치발전에 기여하려면 여당의 자생력이 저절로 확보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여당의 자생력은 청와대가 아니라 국민 관점으로 정치를 바라볼 때 싹을 띄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듯 김 대표에 대해 두 사설은 서로 방향이 다른 요청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당정치가 뿌리내려야 한다는 점에서는 두 사설의 입장이 같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책임과 역할이 막중한 이유다.



안광복 중동고 철학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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