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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한·일관계 개선 노력" 메시지

중앙일보 2014.07.26 02:18 종합 2면 지면보기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에서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를 접견하고 한·일 관계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이 기초가 되지 않고선 진정한 신뢰 관계로 나아가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일본 정계 인사를 만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5일 방한 중인 마스조에 요이치(舛添要一) 도쿄도(東京都) 지사를 통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이날 청와대에서 가진 박 대통령과의 접견에서 “방한 전 아베 총리와의 면담에서 제가 ‘한·일 관계는 매우 중요한 관계로서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하자 아베 총리는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예방이 성사되면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박 대통령에게 전달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위안부 문제 해결하라"
지한파 마스조에 도쿄도지사 접견
취임 뒤 일본 정치인 만난 건 처음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한·일 양국은 동북아 평화·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야 할 우방”이라며 “올바른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진정한 신뢰 관계를 쌓아 양국 관계를 견고하게 발전시켜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어느 나라나 영토와 역사가 있는데 영토는 국민의 몸이며, 역사는 국민의 혼”이라며 “혼이 상처를 받으면 근본이 흔들린다. 두 나라는 지리적으로나 역사적으로 긴밀히 교류해 왔는데, 정치가 두 나라 국민 간 우정을 소원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의 우경화 움직임 등으로 일본 정치인들과 거리를 둬온 박 대통령이 국내에서 일본 정계 인사를 만난 것은 취임 이후 1년5개월여 만이다. 40분간 이어진 접견에서 박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와 관련, “두 나라 사이 문제뿐 아니라 보편적인 여성인권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에 진정성 있는 노력으로 잘 풀어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치인들의 좀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양국 관계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특히 역사 문제에 대해 올바른 역사인식을 공유하면서 두 나라가 안정적으로 관계 발전을 이뤄갈 수 있도록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도쿄도지사 명패에 한글 이름을 같이 쓸 정도로 대표적인 지한파로 손꼽힌다. 일본 내 반한(反韓) 시위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웃 국민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일본의 국제적 이미지도 실추시킬 수 있는 문제다. 도쿄도 차원에서 우리 동포들의 생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확실한 대책을 세워 달라”고 당부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일본 내 일부의 증오발언(hate speech)은 매우 부끄러운 행위”라며 “도쿄도에서는 가을 ‘인권주간’을 설정해 인권계몽 노력을 해나갈 계획이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이러한 증오발언이 계속되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는 각오로 도쿄에 거주하는 한국인 등 외국인의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했다.



 마스조에 지사는 회담 후 일본 기자들로부터 아베 총리의 메시지 속에 정상회담 관련 내용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코멘트를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우리 외교부 관계자는 “아베 총리의 메시지를 가져왔다지만 기존 입장과 별다를 바 없다고 보고 있다”며 “대통령이 마스조에 지사를 만난 건 대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긍정적 메시지라고 볼 수 있지만 정부는 이번 만남과 정상회담 추진은 별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 정부, 위안부 강제동원 거듭 부인=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오후 회견에서 ‘역사 의식을 언급한 박 대통령의 의도’를 묻는 질문에 “종래와 같은 것이다. (박 대통령이) 항상 말씀하시고 계신 것 아니냐. 특별하다는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일본)로서는 전제조건 없이 대국적 관점에서 미래지향적 관계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또 유엔 인권규약위원회가 위안부 문제의 국가책임 인정과 공식 사과를 권고한 데 대해선 “고노 담화 검증팀의 보고서를 통해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이 없었다는 점은 명쾌해졌다”며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거듭 부정했다.



신용호 기자,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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