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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고한 어린이 희생 강요하는 이·팔 무력충돌

중앙일보 2014.07.26 00:27 종합 30면 지면보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무력공격으로 팔레스타인 희생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어제로 18일째를 맞은 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에서 약 800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된 17일 이후에는 하루 100명 가까운 민간인이 목숨을 잃고 있다. 이틀 전엔 이스라엘군 탱크가 유엔이 운영하는 학교를 포격해 어린 학생을 포함해 최소 15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부상했다.



 무엇보다 참혹한 것은 어린이들의 피해다. 국제구호기구인 월드비전에 따르면 지금까지 숨진 팔레스타인 희생자의 24%가 12세 미만 어린이들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무력충돌로 애꿎은 어린이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유엔인권이사회가 긴급회의를 열어 민간인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전쟁범죄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기로 했지만 이스라엘군의 공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중해 연안을 따라 길이 약 50㎞, 폭 5~8㎞에 걸쳐 가늘게 뻗어 있는 가자지구는 제주도 면적의 5분의 1에 불과한 좁은 땅이다. 해안은 이스라엘 함정에 의해 봉쇄돼 있고, 육상에는 이스라엘과의 경계를 따라 8m 높이의 장벽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 사는 15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에게 가자지구는 수용소나 다름없다. 오갈 데 없는 이들을 향해 이스라엘군은 각종 첨단무기를 동원해 토끼몰이식 공격을 퍼붓고 있다. 하마스는 로켓포로 응수하고 있지만 대포에 소총 쏘는 격이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하마스 소속으로 추정되는 팔레스타인인에 의해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이 피랍·살해되면서 시작됐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인들이 팔레스타인 청소년 1명을 납치해 산 채로 불태워 죽이면서 전면적인 무력충돌로 비화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근원을 따지기 시작하면 한이 없다. 분명한 사실은 양쪽 다 강경파가 문제라는 점이다. 사태가 악화될수록 강경파의 목소리에 묻혀 이성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어린이들이 무슨 잘못인가. 무고한 어린이들의 희생은 더 이상 안 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냉정과 자제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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