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유례없는 유보금 과세 우려 … 기업 자율성 존중하는 방식 돼야"
그래서 재계는 규제 개혁이 한국 경제의 난제를 해결할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입법이 한번에 쏟아지면서 (기업인들은) 자신들에게 적용되는 법이 뭔지도 모르는 경우도 많다”고 호소했다. 그는 “어떤 규제가 문제인지는 이미 많이 얘기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실천”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을 벌려야 창업도 되고 고용도 된다”며 “일을 벌리지 못하게 하는 사전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당장의 투자를 재촉하는 분위기에 대한 걱정도 크다. 박 회장은 “두산이 신사업을 찾아 투자하는 데 7년이 걸렸다”며 “투자는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의 문제”라고 말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전 세계 기업이 투자를 꺼렸는데 한국 기업은 그래도 꾸준히 투자한 편”이란 게 재계의 자기 진단이다. 박 회장은 “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동 이슈를 다 합치면 기업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사내유보금 과세에 대한 우려다. 전경련은 “기업마다 처한 현실이 다른 점을 감안해 기업 자율성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요청했다.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사내유보금 과세는 세계 표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유보금을 마치 현금처럼 생각하는 오해는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