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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IT 기술개발 밀어준 미국, 뒷짐 진 한국

중앙일보 2014.07.25 01:26 경제 5면 지면보기
문송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돌이켜보면 미국이 오늘날 운영체계(OS)를 바탕으로 전세계 정보기술(IT) 패권을 쥐게 된 배경에는 무려 20년간(컴퓨터에 10년, 인터넷에 10년) 대학연구지원 담당 과장급 공무원 몇 명의 공로가 컸다. 국가 대계 원천 기술을 개발해 낼 때까지 소수 대학 연구팀을 집요하게 지원했던 덕이다.



  미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실 대학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소프트웨어 작품 수준은 잘해야 시제품 선이다. 이것이 상품 수준으로 다듬어져서 개발 완성되는 상용화 과정까지도 미국 정부가 손을 놓지 않았다.



 머지않아 구글은 애플을 누르고 시총 1위에 등극할 조짐이 다분히 보인다. 모바일 세상이 열리면서 스마트폰이 빛을 보더니 그 빛의 영광은 순식간에 OS로 돌아갔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란 OS를 인수하는 일이 벌어지기 전에 안드로이드 개발자들이 삼성의 문을 먼저 두드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그 때 왜 삼성은 안드로이드 측 인수제의를 간단히 거절했던가. 당시로서는 인수하더라도 관리해 낼 자신감이 없었던 거다.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인수하여 공룡급 OS로 키우는 과정에도 성공했다. 구글에도 당시 안드로이드 진영을 다룰만한 사람이 삼성처럼 한 명도 없었건만 도대체 어떻게 해 낸 것일까. 그게 바로 자신감이다. 자신감이라는 종이 한 장 차이가 오늘의 구글과 삼성을 갈라놓은 것이다. 그러면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것일까. 그게 바로 미국 정부다. 여기서 우리는 민간 몫을 넘어서는 정부의 몫이 무엇인지 깨닫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면 우리 정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정부는 창조경제 같은 개념적 담론만 제시할뿐 기업이 먼저 하면 그때 가서 보겠다는 식으로 뒷짐만 지고 있다. 기업의 자신감보다 한발 앞서 나가겠다는 정부의 진취적 자신감 실체를 본 적이 없다. 다소 늦었지만 미국 정부가 보여준 그런 모습을 향후 보여주지 않으면 10년 후 우리는 장래 먹거리 개발에 실패했다는 평가에서 벗어날 길이 없을 것이다.



문송천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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