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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 코 앞에 월드컵 득점왕

중앙일보 2014.07.24 00:43 종합 24면 지면보기
고전(古典·Classic)이라는 뜻의 스페인어 ‘엘 클라시코(El Clasico)’는 스페인 프로축구의 양대 명문팀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맞대결을 일컫는다. 엘 클라시코는 해마다 전 세계 축구팬들이 주목하는 빅 이벤트다. 올 시즌엔 더욱 뜨거워진다. 8월 중순 개막하는 새 시즌을 앞두고 FC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경쟁하듯 세계 축구의 스타들을 영입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 로드리게스 영입
챔피언스리그 2연속 우승 조준
바르셀로나는 수아레스 데려와
메시·네이마르와 남미 3총사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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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카우트 전쟁의 ‘화룡점정’은 브라질 월드컵 득점왕(6골)에 빛나는 콜롬비아 공격수 하메스 로드리게스(23)의 레알 이적이다. 올 여름 이적시장의 최대어로 꼽힌 로드리게스는 23일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경기장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4만6000여 홈 팬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오른 그는 “행복하다. 모든 일이 잘 풀렸다. 이제부터 많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행사 도중 그라운드에 두 명의 팬이 난입했다. 경호원들이 제지했지만 로드리게스는 오히려 과잉 경호를 물리치고 이들과 진한 포옹을 한 뒤 축구공을 선물하는 여유도 보여줬다.



 로드리게스에 대한 레알 구단의 기대치는 엄청난 이적료에 담겨 있다. 월드컵 득점왕을 데려오기 위해 레알이 전 소속팀 AS모나코(프랑스)에 지불한 이적료는 8000만 유로(1105억 원)에 이른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1310억 원)·가레스 베일(25·1269억 원)에 이어 구단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액수다. 750만 유로(105억 원)의 연봉도 약속했다.



 로드리게스가 합류하며 레알은 한층 날카로운 공격 진용을 갖추게 됐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끈 BBC 라인(베일·벤제마·크리스티아누의 머릿 글자를 모은 조어)이 건재한 가운데, 로드리게스가 공격의 파괴력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선수 활용법도 나왔다. 통계전문회사 ‘옵타스포츠’의 제휴사인 ‘스쿼카 풋볼’은 “레알의 선수 구성을 고려할 때 로드리게스가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포지션은 공격형 미드필더다. 최전방에 카림 벤제마를, 좌우 날개로 호날두와 베일을 내세우고 로드리게스 아래에 토니 크로스와 루카 모드리치를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하면 최고의 공격 진형을 갖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화려한 라인업을 보유한 레알이 공격수를 추가 보강한 건 맞수 바르셀로나의 전력 강화에 맞불을 놓기 위해서다. 바르셀로나는 앞서 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27)를 영입하며 최전방을 보강했다. 새 시즌에는 남미축구를 대표하는 공격 삼총사 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수아레스-네이마르(22·브라질)가 스리톱 형태로 포진해 득점 사냥에 나선다. 이른바 MSN(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의 머릿 글자 조합)라인이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조르조 키엘리니(30·이탈리아)를 물어뜯은 수아레스는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4개월 징계를 받아 10월 26일 이후에나 데뷔전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바르셀로나 팬들은 벌써부터 수아레스가 임시로 기거하는 숙소에 몰려들 만큼 기대가 남다르다.



 로드리게스와 수아레스가 입단하면서 양 팀의 경기력은 물론, 선수들의 몸값 경쟁도 균형을 맞췄다. 선수의 시장 가치를 평가하는 독일 축구전문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는 로드리게스의 시장 가치를 924억 원으로 책정했다. 레알에서는 호날두(1539억 원)·베일(1231억 원)에 이어 3위다. 바르셀로나 유스팀 출신이라 이적 경험이 없는 메시는 1847억 원의 시장가치를 인정받았다. 팀 동료 네이마르(1078억 원)와 수아레스(924억 원)도 존재감은 유럽 최고 수준이다.



 엘 클라시코의 스타들은 경기력과 클럽 가치 증대는 물론, 큰 수입을 불러오는 보물들이다. 회계법인 딜로이트는 지난 1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2012-2013시즌 레알 구단이 총 7530억 원을 벌어들여 전 세계 스포츠클럽 중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레알은 2004-2005시즌 이후 9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바르셀로나는 6650억 원을 벌어 2위에 올랐다. 최고의 스타들이 팬들에게 수준 높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엘 클라시코 특유의 선순환 구조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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