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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료·소음 줄이고 세균 잡는 분쇄건조식 제품 인기

중앙일보 2014.07.24 00:04 2면 지면보기
우리나라 국민이 하루에 만들어내는 음식물 쓰레기양은 1만3209t(2012년 기준)에 달한다. 절반 이상이 가정과 소형 음식점에서 배출된다.


그린 키친-남은 음식물 처리
커지는 음식물 처리기 시장
기존 네 가지 처리 방식
장점 모은 융합형 제품
선보여 주부들 사로잡아

환경을 해치고 건강을 위협하는 음식물 쓰레기는 주부들의 오랜 골칫거리다. 특히 최근 버리는 양만큼 값을 지불하는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면서 처리 부담도 배가 됐다.



경제적이고 환경 친화적인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이 떠오르는 이유다.





우리나라 국민 한 명이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는 일일 0.26㎏로 고기 반 근(한 근은 0.6㎏)과 맞먹는다. 프랑스(0.16㎏)나 스웨덴(0.0086㎏)등에 비해 양도 많다. 외식 문화의 확산과 한국식 ‘푸짐한 상차림’이 빚어낸 어두운 이면이다.



음식물 쓰레기는 국가적인 경제 손실은 물론 매립과 소각으로 자연을 파괴한다. 가까이는 가정의 숙제기도 하다. 가족의 건강과 생활환경을 고려하면 바로 버리고 싶지만 ‘돈’인 쓰레기봉투가 아까워 참게 된다. 악취와 파리가 들끓는 여름이면 주부들의 속앓이는 더욱 심해진다.



이런 고민을 한방에 해결하는 음식물 처리기가 소비자의 주목을 받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 그러나 가격과 성능에 확신이 없어 선뜻 구매하기 망설여지는 것도 사실이다.



렌탈 음식물 처리기 출시



가정에서 음식물 처리기에 관심이 있다면 용도와 장·단점, 그리고 기술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가정용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는 방식에 따라 단순건조식·냉장식·미생물식·분쇄식 등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건조식은 음식물 쓰레기에 뜨거운 바람을 쐬거나 직접 열을 가해 말린다. 음식물 부패를 막고 부피도 줄어드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단순 구조에 저가제품이 많아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그러나 일부 제품은 에너지 효율이 낮고, 처리시간이 10시간 이상 걸려 전기료 폭탄을 맞을 수 있다. 필터를 제때 교체하지 않으면 고온 가열시 악취가 나는 단점도 있다.



냉장식은 수거통 내부 온도를 냉장고 온도인 1~3도로 유지한다. 냄새가 적고 보관이 편리하다. 단순건조식과 함께 저렴한 가격대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음식물 쓰레기의 부패를 막거나, 부피를 줄이는 등 근본적인 처리에는 한계가 있다.



흙에 음식물 쓰레기를 묻으면 이내 사라진다. 바실러스·샐룰루모나스 등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기 때문이다. 미생물식 처리기는 톱밥 등에 미생물균을 접종시킨 뒤 온도와 공기량을 조절해 균을 배양시킨다. 굳이 밖으로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않더라도 음식물 처리가 가능하다. 단, 냄새가 많이 나고 장기간 사용하면 처리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용량이 큰데다 가격도 70만~8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높다.



분쇄식(디스포져·Disposer)은 보통 싱크대와 연결해 사용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 물과 함께 배출한다. 처리 시간이 짧고 냄새도 그만큼 적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우리나라는 하수관 등 기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설치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분쇄 과정에서 나오는 소음이나 가격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존 방식의 장점만을 골라 만든 융합형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전기료나 소음 등은 물론 보이지 않는 세균도 잡는 신기술은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분쇄건조식은 크기가 작아 설치가 간편한데다,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해 처리기 시장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쓰레기를 말린 뒤 갈아 없애는 것으로 악취와 처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다. 30만~50만원대면 구입 가능하고 렌탈로도 이용할 수 있다.



쏟아지는 저가 제품 주의



음식물 처리기를 구입할 땐 기술력을 꼼꼼히 따져 선택해야 한다.
소비자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믿지 못한다. 구매 의사는 높지만 품질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 시장이 형성될 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저가 제품이 쏟아지면서 성능이 낮은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고개를 돌리게 됐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것이 전기료다. 처리기 시장이 막 시작된 2008년, 한국소비자원이 서로 다른 업체에서 만든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월 전기량을 측정한 결과 상위 4개 제품이 쓰레기 1㎏를 처리하는 데 드는 전기량은 약 59㎾h로 냉장고(700리터 기준 약 40㎾h)보다도 더 많았다.



처리 용량도 문제다. 대부분 1회 1㎏을 처리 기준으로 삼지만 실제로는 이에 못미치는 제품이 적지 않다. 내부 용량을 처리 용량과 같은 것처럼 표기하는 경우가 많아 확인이 필수다. 필터와 자체 배기방식으로 냄새를 잡는다고 하지만, 실제 필터 교체 주기가 짧거나 주택에 설치된 배수트랩 때문에 무의미한 경우도 많다. 저가제품 일색의 시장에서 미흡한 수리보수(AS) 사항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디스포져는 인증표시가 없거나 2차처리기가 없는 제품, 음식물 쓰레기가 분쇄 후 20% 이상 배출된다면 모두 불법제품이다. 이들 제품은 환경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음식물 처리기 시장의 확대에 발맞춰 노이즈 마케팅이나 바이럴 마케팅도 늘었다. 인터넷 등에 떠도는 근거 없는 후기나 사용정보를 믿기보다 정부가 인증한 기술력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 환경부와 산업부가 제품에 수여하는 환경표지와 국가통합인증마크(K마크)는 가정용 음식물 처리기의 건조능력과 소음·탈취성능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한 뒤 수여하는 것으로 소비자의 결정을 돕는다.



박정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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