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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도시 거창, 낮엔 계곡서 물놀이, 밤엔 연극 관람

중앙일보 2014.07.24 00:03 3면 지면보기
계곡과 산세가 천혜의 절경을 자랑하는 거창 수승대. 매년 국제연극제가 열려 연극을 보며 더위를 식히려는 인파가 몰린다.


푸른 산 맑은 물이 어디든 보이고, 사철 뜻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는 곳, 경남 거창이다. 덕유·가야·지리산 3대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여 해발 1000m가 넘는 산만 23곳에 이른다. 외부에서 단 한 방울의 물도 유입되지 않는 청정지역이다.



수승대(명승 53호)는 조선 선비들이 영남 제일의 동천으로 쳤던 안의삼동(安義三洞) 중 하나인 원학동 계곡 한가운데 있다. 깊고 긴 계곡과 주변 산세가 천혜의 절경을 자랑한다. 조선시대 요수 신권 선생이 인근 유림과 학문을 일궜던 구연서원과 관수로, 요수정,함양재 등은 사대부 문화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수승대는 거창국제연극제의 무대다. 낮에는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며, 밤에는 별을 보며 연극을 관람하는 최고 피서지인 것이다.



남덕유산 자락의 월성계곡은 길이 5.5㎞로, 거창의 소금강이다. 너럭바위로 쏟아지는 계곡물을 바라보면 더위가 저 멀리 달아나버린다. 신선이 바둑을 둔 사선대,물보라가 눈보라처럼 튀어 오르는 분설담,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강선대 등이 서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지난 3월 개관한 월성우주창의과학관에선 국내 최대의 태양망원경으로 태양 활동을 감상하고, 오두막집·야영장에선 별을 헤는 재미가 쏠쏠하다.



금원산은 유안청계곡과 지재미골 두 골짜기가 유명하다. 한 도승이 천방지축 날뛰던 금빛 원숭이를 가뒀다는 납바위, 비가 내릴 때를 미리 안다는 지우암(知雨岩),효자가 왜구를 피해 아버지를 업고 무릎으로 기어 피를 흘리며 올랐다는 마슬암(磨膝岩), 선녀 3명이 목욕했다는 선녀담 등이 자태를 뽐낸다. 지재미골 방향으로 가면 절벽만큼이나 큰 문바위가 있다. 국내 단일바위로 가장 크다고 한다. 인근 바위굴에는 ‘가섭암지 마애삼존불상’(보물 530호)이 미소로 피서객을 맞는다. 가섭암은 1770년대까지 근처에 있던 절이다. 높이 30여m의 유안청 폭포는 조선 중기 선비가 세상을 잊고 공부하던 곳이라 한다.



국내 유일 고산수목원인 금원산생태수목원(200㏊)은 산책로(4㎞)를 걷거나 고산식물(1500여 종)을 구경하다 보면 마음마저 시원해지는 곳이다.



거창 신씨 집성촌인 황산마을에는 100~200년 전 한옥 50여 채와 기와집 사이로 구불구불한 흙담이 옛 정취를 더해준다. 마을입구의 수령 600년 느티나무가 마을 역사를 설명하는 듯하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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