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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재지정 취소 땐 행정 소송”

중앙일보 2014.07.21 20:07 종합 12면 지면보기
자율형사립고(자사고) 폐지 수순을 밟는 서울시교육청과 이에 반발하는 자사고의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 지역 25개 자사고 교장으로 구성된 서울자사고교장연합회는 21일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시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할 경우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자사고만 폐지하는 건 포퓰리즘”

25곳 교장 일반고 전환안 거부

 연합회장인 김용복 배재고 교장은 “자사고는 2000년 초 시작된 ‘학교붕괴’에 직면한 일반고의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 도입됐다”며 “자사고가 일반고 황폐화를 가져왔다는 조희연 교육감의 인식은 사실과 거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사고보다 더 많은 학생이 다니는 외국어고·과학고·특성화고가 일반고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데도 자사고만 폐지하는 건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했다.



 연합회는 시교육청 권고대로 일반고로 자진 전환할 계획도 없다고 강조했다. 시교육청은 지난 17일 일반고로 자진 전환하는 자사고를 ‘서울형 중점학교’로 지정해 5년간 최대 14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장은 “매년 1억~3억원 지원받는 정도론 우수한 프로그램·시설을 유지할 수 없다”며 “수학·과학·외국어 등 중점영역을 두고 학교를 운영하는 건 조 교육감의 ‘평등교육’ 정책과도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시교육청이 자사고 재지정 평가에 도입한 ‘공교육 영향평가’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시교육청은 지난달 말까지 서울지역 자사고 14곳을 대상으로 재지정 평가를 마쳤으나 지난 1일 조 교육감 취임 후 공교육 영향평가 지표를 추가해 재평가를 하는 중이다. 영향평가엔 ▶중학교 내신성적 상위 10% 이내 재학생 비율 ▶해당 학군 이외 지역에서 등교하는 재학생 비율 ▶인근 일반 중·고교 학생 대상 설문조사 등이 포함됐다. 김 교장은 “자사고를 없애려는 의도가 노골화한 영향평가 지표엔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교원·시민단체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일반고 지원 강화에 대한 언급 없이 자사고 폐지를 통해 일반고를 살리자는 접근법은 고교 전체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혜승 참교육학부모회 서울지부장은 “우수한 아이들을 빼앗아 일반고 아이들을 패배감·자괴감에 빠뜨리는 자사고를 폐지하라”고 주장했다.



신진 기자, 박은서(연세대 신문방송학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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