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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가쟁명:유주열] “신형대국관계”의 동상이몽

중앙일보 2014.07.21 10:12
지난 9-10일 베이징에서 미중전략경제대화(S&ED)가 개최되었지만 별 성과 없이 끝났다. 전략경제대화는 본래 중국경제의 급성장에 대응한 미국 측의 필요에 의해 2006년 12월에 경제(재무) 각료급 대화의 시작으로 미중간의 무역불균형이며 위안화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는 것을 중심으로 한 경제협의체였다. 2009년 4월 오바마-후진타오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화내용을 안보 등 외교문제까지 확대하여 외교(국무)각료도 참가하는 2+2의 전략경제대화로 발전하였다.



그러나 미중 대화는 갈수록 정냉경열(政冷經熱)의 구조를 띄고 있다. 중국은 국력의 신장과 함께 동.남중국해 등 해양진출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미국은 동맹국인 일본 및 필리핀 그리고 베트남과의 영토분쟁으로 긴장과 갈등구조를 만드는 중국의 해양진출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시진핑 주석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서니랜즈에서 개최된 미중정상회담에서, 기존의 강대국과 신흥국 간의 세력전이는 전쟁 밖에 없다는 이른 바 “투키디데스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한 ”신형대국관계“를 논의하였으나 중국의 핵심이익과 미국의 핵심이익이 상충하여 동상이몽(同床異夢)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미중이 “신형대국관계”라는 새 모델의 자동차를 만들었지만 미중을 위한 운전석 2개가 반대편에 붙어 있어 자동차가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고 풍자하고 있다.



이번 6번째의 미중대화에서도 미국은 중국이 기존의 국제 “룰”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시 주석은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강요하지 말라(己所不欲 勿施於人)“는 논어의 구절을 인용, 미중은 정치체제와 가치관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룰“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11월4일 실시되는 미국의 중간 선거 다음 주에 베이징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회의(APEC) 참석차 방중(訪中)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과 정상대화를 통해 양국의 협력 문제해결에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의 대립은 전 세계의 재앙이 될 것이라고 한 시 주석의 경고처럼 초원에서 두 마리의 거대한 코끼리(巨象)가 싸우게 되면 많은 나라들은 코끼리 발아래 짓밟히는 들풀의 신세가 될 것이 우려된다.



유주열 전 베이징 총영사=yuzuyoul@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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