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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 바이러스 감염 막는 물질 찾아

중앙일보 2014.07.21 02:30 종합 13면 지면보기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를 일으키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의 유전체 분해효소를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에이즈 감염을 막는 백신 개발에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안광석 교수, 유정민 박사과정 연구원 팀은 세포 속 특정 단백질(SAMHD1)이 HIV의 RNA를 찾아내 직접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21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의 의학 분야 자매지 ‘네이처 메디슨’ 온라인에 실린 논문을 통해서다.


서울대 안광석 교수팀 논문
"내성 없는 백신 개발 길 터"

 에이즈는 HIV 감염으로 우리 몸속 면역세포인 ‘CD4 양성 T-림프구’가 파괴되는 병이다. 이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다른 질병에 걸리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면 이내 숨지게 된다. 이를 막자면 HIV의 자손이 몸속에 퍼지는 걸 막아야 하는데 그간 확실한 방법을 찾지 못해 왔다. HIV의 독특한 특성 때문이었다.



 HIV는 여느 바이러스와 달리 DNA가 아니라 RNA가 자손을 퍼뜨리는 핵심 유전체 역할을 한다. 바이러스 외피에 있던 RNA가 숙주의 세포질을 만나면 DNA가 합성되고 이것이 숙주 핵 속으로 들어가 염색체를 바꾸는 방식이다. 기존 치료제는 이 과정에서 HIV가 RNA를 바탕으로 DNA를 만드는 과정을 방해하는 데 초점을 뒀다. 그런데 HIV의 RNA는 빠른 속도로 돌연변이(염기서열 변화)를 일으킨다. 이 때문에 애써 약을 만들어 봐야 금방 내성을 가진 균주가 생겨 약이 듣지 않았다.



 반면 연구팀은 이번에 SAMHD1이 직접 RNA를 분해하는 기능을 하며 특히 RNA 염기서열과 상관없이 HIV를 인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안 교수는 “에이즈 감염을 막는 새로운 개념의 백신 개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 에이즈 감염자는 약 3500만 명, 국내 감염자는 7788명(2012년 기준)이다. 유엔의 에이즈 대책기구인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최근 “2030년까지 에이즈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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