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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메르켈 "ICAO 주도 조사" 합의 … 반군 "수습된 시신 냉동열차 보관 중"

중앙일보 2014.07.21 01:20 종합 3면 지면보기
말레이시아 여객기 격추 사건에 대한 국제조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2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를 장악한 친러시아 반군 측이 사고기 블랙박스를 국제 전문가 그룹에 넘기겠다고 밝히면서다.


현장 반경 20㎞ 안전지대 설정

 자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 총리인 반군 지도자 알렉산드르 보로다이는 이날 여객기 블랙박스들을 유엔 산하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넘기겠다고 말했다. 보로다이는 또 국제 조사단이 도착할 때까지 수습된 시신 전부를 사고현장 인근 토레즈역 냉동열차에 보관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총 196구의 시신이 수습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박스는 격추 정황과 책임을 밝히는 작업의 중요한 열쇠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9일 여객기 추락 지역에 대해 ICAO가 주관하는 철저한 국제조사를 벌이기로 합의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은 양국 정상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두 정상이 이번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해 모든 상황을 철저하고 공정하게 조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어 “ICAO가 주관하는 조사에는 러시아를 포함한 모든 이해 관계자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러시아의 의지를 메르켈 총리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고 덧붙였다. 두 정상 모두 이날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유혈사태를 즉시 중단해야 하며, 유럽안보협력기구(OSCE)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접경 검문소 2곳에 국제감시단을 파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전화통화를 통해 ICAO가 사고조사를 주도하는 데 합의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에서 “비행기록장치(FDR) 등 모든 증거물을 조사에 활용해야 하고, 국제전문가팀이 사건 현장에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국장은 “친러시아 반군이 조사와 인도적 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여객기 추락 현장 반경 20㎞를 안전지대로 설정하는 데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반군은 이날 “우크라이나 정부와 휴전협정을 체결하는 즉시 현장에서 국제 전문가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말레이시아도 전국의 주요 건물 곳곳에 조기가 내걸린 가운데 사고 조사를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에 따르면 여객기 추락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말레이시아 교통부 항공사고 조사원 2명을 포함한 부문별 전문가 131명 등이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도착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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