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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박이 동네라 눈감고 1번" vs "이번엔 인물 택하겠다"

중앙일보 2014.07.21 01:09 종합 6면 지면보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0일 수원역 앞 로데오거리에서 열린 7·30 재·보선 집중유세에 참석해 후보자들과 함께 시민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용남(수원병)·정미경(수원을) 후보, 김 대표, 임태희(수원정) 후보. [김경빈 기자]


#20일 오후 4시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매산시장. 새누리당 김용남 후보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시장에 나타나자 노점상을 하는 박성기(67·여)씨가 전을 부치던 손으로 김 후보의 손을 덥석 잡았다. 박씨가 “시장 경기가 살아나게 도와달라”고 당부하자 김 후보는 “주차 문제를 해결해 전통시장을 활성화시키겠다”고 답했다. 김 대표는 김 후보와 30여 분간 매산시장을 돌며 “여기서 나고 자라 일 잘하는 사람이니 한 표 꼭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경기 수원병 민심 들어보니
김용남 "여기서 나고 자란 지역일꾼"
손학규 "지사 때 영통신도시 만들어"



 이때 한 유권자가 김 후보에게 다가와 ‘훈수’를 뒀다.“면도를 하지마. 수염이 길어야 빨리 유명해지지….” 경기지사(2002~2006년)와 당 대표, 4선 의원의 화려한 경력을 지낸 새정치연합의 손학규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는 걸 염두에 둔 말이다. 김 후보는 “더 많이 만나 얘기하려고 제가 휴대용 확성기를 메고 다닙니다”라며 웃었다.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0일 수원역 앞 광장에서 열린 7·30 재·보선 집중유세에서 후보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왼쪽부터 안 대표, 박광온(수원정)·손학규(수원병)·백혜련(수원을) 후보, 김 대표. [김경빈 기자]


 #이어 오후 6시20분 팔달구 팔달문시장. 새정치연합 손학규 후보가 차에서 내리자 사람들이 몰렸다. “대표님, 꼭 뵙고 싶었습니다” “지사님, 잘 지내셨습니까.” 여기저기에서 안부인사가 나왔다. 이들과 사진을 찍느라 손 후보가 시장에 들어서기까지 10분이 걸렸다. “오늘 날씨 더웠는데 많이 파셨습니까?” 손 후보가 쪼그려 앉아 노점상 할머니와 눈높이를 맞추고 물었다. 할머니가 “별로…”라며 고개를 돌리자 “제가 좀 팔아드려야죠”라며 참기름과 마늘 1만5000원어치를 샀다. 손 후보는 1시간여 동안 시장을 돌며 시민 한 명 한 명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두 딸과 함께 사진을 찍은 김명화(53·여)씨는 “주변에서 (손학규) 경기지사가 다시 온다고 기대들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이 처음이 아닌 만큼 당선되면 좋은 일을 많이 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김·손 후보가 치열한 백병전을 벌이고 있는 수원병(팔달구·서둔동·탑동)은 전형적인 구도심인 팔달구가 중심이다.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다. 소선거구제가 시행된 13대 국회 이후 한 번도 새정치연합 쪽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다. 직전까지 남경필 경기지사가 내리 5선을 했고, 앞서 14, 15대 때는 남 지사의 선친인 고 남평우 의원의 지역구였다. 지동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선숙(65)씨는 “이 동네는 토박이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 형님, 아우님으로 다 통한다. 투표 때면 눈감고 1번 찍는 사람들이 태반”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변호사 출신인 김용남 후보는 수원중·고를 나왔다. ‘수원의 미래 김용남’이라고 적힌 명함엔 수원 출신임을 보여주는 이력이 빼곡히 들어 있다. 김 후보는 “곧 떠날 사람은 정책 연속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토박이임을 부각하며 표심을 파고들고 있다. 거리에서 만난 박국양(53)씨는 “김 후보가 내 후배고 봉사단 모임도 같이 해왔다. 수원을 잘 알고 누구보다 수원에 뿌리내릴 사람”이라고 호감을 보였다.



 손학규 후보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5선을 했지만 다른 지역에 뒤처졌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선거 캠프도 ‘손학규 수원 발전소’로 정했다. 손 후보 측 관계자는 “손 후보가 경기지사를 지내며 외자 유치로 일자리 74만 개를 만들고, 영통 신도시를 만들었다”며 “이 지역 출신이 아니지만 누구보다 수원 팔달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치프레이즈를 ‘문제는 정치다, 우리 손으로 바꿉시다’로 정하고 ‘수원병의 정권교체’를 노리고 있다.



 팔달구 인계동에 산다는 유성준(71)씨는 “그간 여당 의원이 5선을 했지만 지역은 점점 낙후되고 살림살이가 나아진 게 없다”며 “이번에는 여당보단 인물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손 후보는 “지역을 돌다보면 ‘도지사 했으면 됐지 뭘 또 나오느냐’라고 말씀하시는 어른들을 종종 만나는데, 이럴 때마다 낮은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음을 다진다”고 말했다.



수원=이지상·정종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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