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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소기업 찾은 최경환 "도전하는 업체에 인센티브"

중앙일보 2014.07.21 01:01 종합 8면 지면보기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인천 남동산업단지 내 강소기업 ㈜파버나인을 방문해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금속가공업체였던 이 회사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연 매출 1200억원의 전자제품 부품(알루미늄 케이스) 생산업체로 변신해 다음달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뉴시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7000개 중소기업이 모여 있는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에 갔다. 취임 다음 날(17일) 경기 성남 인력시장에서 건설 근로자와 만난 이후 두 번째 민생 행보다.

인천남동산단 기업 대표와 간담회
"중소기업 대출 어렵다" 건의에
"신보 정책금융 확대" 즉석 지시
자동화설비 수입관세 감면 늘려
투자 걸림돌 규제 혁파 약속도



최 부총리가 건설경기 부양과 중소기업 살리기를 정책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남동단지에서의 첫 일정은 삼성전자 협력업체인 파버나인 공장 견학이었다. 최 부총리가 이곳을 찾은 이유는 영세업체에서 강소기업으로 도약한 성공사례여서다. 단순 금속가공업체였던 이 회사는 디자인 혁신을 통해 연 매출 1200억원의 전자제품 부품(알루미늄 케이스)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다음달에는 코스닥시장 상장을 앞두고 있다.



 최 부총리는 공장을 둘러본 뒤 “이곳에 와 보니 우리 경제의 희망을 본 것 같아 마음이 한결 밝아졌다”며 “도전적인 기업에 과감한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물론 기업 투자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혁파하겠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9988’이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전체 기업의 99%가 중소기업이고, 근로자의 88%가 중소기업에서 일한다는 의미다. 그러면서 “중소·중견기업은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자 희망이며 미래다. 경제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마스터키는 중소·중견기업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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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이어 파버나인을 비롯한 남동단지 8개 대표기업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열어 기업들의 ‘손톱 밑 가시’(경영 애로사항)를 들었다. 현장에서 바로 해법을 내놓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을 비롯해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중소기업청의 담당 간부, 신용보증기금·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도 참석시켰다.



이제훈 파버나인 대표는 “상장 뒤 주가가 떨어져도 우리사주를 보유한 직원은 손실을 피할 수 없다”며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현행법상 상장 때 우리사주를 받은 직원들은 보호예수기간(1년) 동안 주식을 팔 수 없다. 이 때문에 1년이 지난 뒤 주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우리사주 보호예수기간(1년)이 끝날 때 주가변동에 따른 손실을 보전받을 수 있는 보험을 도입하겠다”고 답했다. 고용부는 사내 우리사주조합기금을 활용한 손실 보전보험제도를 내년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산업단지가 낡고 오래돼 청년층이 취업을 꺼린다는 의견(배정희 대덕에이엠티 대표)도 나왔다.



최 부총리는 “아주 중요한 지적”이라며 “만든 지 20년 이상 된 산업단지를 융·복합 시설로 혁신해 젊은이가 일하고 싶은 곳으로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실세 부총리답게 동행한 실무자들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는 사안이 나오면 자신이 직접 핵심을 짚어낸 뒤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도 여러 번 연출했다.



예컨대 소규모기업(근로자 10명 이하)에 대한 금융지원이 부족하다는 건의를 놓고 토론이 길어지자 “한마디로 담보가 없어 대출을 못 받는다는 것 아니냐”며 “금융회사는 담보를 요구할 수밖에 없으니 중진공·신보 이사장이 정책자금 확대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즉석에서 지시했다.



 환율 문제에 있어서도 분명한 소신을 드러냈다. “최근 원화가치 상승으로 중소기업이 어렵다.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는 “무역금융 지원을 늘리겠지만 중소기업도 스스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키코(환율 변동 위험 대비 금융상품)로 피해를 본 악몽 때문에 (대비책 마련에)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최 부총리는 이와 함께 중소기업 투자를 촉진하는 세제지원 시행 방안도 내놨다. 하나는 중소기업 설비투자 가속상각제도다. 이는 기업의 설비투자 금액 비용처리 기간을 반으로 단축해주는 제도로, 기업 입장에선 법인세가 줄어드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다른 하나는 공정자동화설비 수입관세 감면 확대 제도다. 중소 제조업체가 수입하는 공장자동화 설비 중 국내 제작이 어려워 어쩔 수 없이 수입했다고 판단되는 설비에 대한 세제 혜택이다. 이 기준에 해당하는 수입 설비에 대해선 관세 인하율을 현재 30%에서 50%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천=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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