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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친족 성폭력에 '사형' 추진

중앙일보 2014.07.21 00:53 종합 12면 지면보기
대만과 싱가포르는 여성과 아동에 대한 인권 보호가 철저한 나라로 꼽힌다. 특히 아동 성폭력범에게는 무서운 형벌이 기다리고 있다.


대만, 성범죄 알고 신고 안하면 처벌

 대만의 성폭력 범죄 신고율은 50%에 육박한다. 2건 중 1건은 경찰 등 공공기관에 신고가 들어간다는 얘기다. 성범죄 신고율이 1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된다. 대만에선 여성 및 아동 관련 범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신고를 해야 한다. 특히 의사나 경찰은 물론 마을 이장과 교사 등도 성 관련 범죄 사실을 알면서도 신고하지 않았다가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렵다. 이친웨이 대만 경찰청 범죄예방부서장은 “1년에 1만2000건가량 고소가 이뤄지고 처벌까지 가는 경우는 4000건 정도”라며 “신고가 법적 의무이다 보니 같은 사건을 여러 명이 제보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런 대만에서도 최근 친족 성폭력 예방에 주력하고 있다. 신고뿐 아니라 기소까지 의무화했다. 후앙주이웬 대만성폭력예방센터장은 “친족 성폭력의 경우 본인과 가족이 숨기는 경우가 많아 주변의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가장의 범죄 경력 등을 고려해 ‘성폭력 위험 가정’으로 분류되면 구청에서 정기적인 관찰 조사를 실시한다. 문제가 생겨 신고가 들어오면 부모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아이의 뜻에 따라 부모와 격리한다.



 싱가포르에선 최근 정부 주도로 친족 간 성폭행에 대해 ‘의무 사형(mandatory death sentence)’을 법제화하는 논의가 진행 중이다. 친족 성폭력의 경우 피해 대상이 대부분 아동이고 오랜 기간 집요하고 교묘하게 범행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 성폭력 예방과 신고에 앞장서는 것은 학교다. 수메다 싱가포르 여성행동연구연합 협력팀장은 “싱가포르 초등학교에는 성폭력 신고와 상담을 위한 연락처와 행동 매뉴얼이 곳곳에 붙어 있다”며 “피해를 당하면 아이들이 당황해 엄마에게도 말을 못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학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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