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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으리' 박경훈, 트랙터 모는 이근호 …

중앙일보 2014.07.21 00:49 종합 26면 지면보기
축구장에 가짜 김보성이 등장했다. 트랙터를 직접 몰고 축구장으로 향하는 선수도 나왔다. 브라질 월드컵의 충격에서 벗어나려는 K리그 클래식(1부) 구단들이 톡톡 튀는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K리그 마케팅, 축구만큼 재미있네
박 감독 '의리' 홍보 뒤 관중 6배
이근호는 상주 → 서울 코믹 영상

 박경훈(53·사진) 제주 감독은 19일 서울과의 K리그 클래식 16라운드 경기에 앞서 가죽 점퍼에 블랙진 차림으로 나타났다. 축구계 최고의 멋쟁이인 박 감독이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한 건 ‘으리(의리)’라는 유행어를 만든 배우 김보성을 흉내낸 것이다. 경기 홍보영상에서도 박 감독은 “반드시 이기으리(이기리)”라고 외쳐 팬들을 즐겁게 했다. 박 감독이 ‘으리’를 강조하는 이유가 있었다. 팬들이 의리를 발휘해서 응원해 줄 것을 당부한 것이다. 제주는 서울을 상대로 6년 동안 승리 없이 6무12패에 그쳤고, 특히 홈에서는 8년이나 이기지 못한 채 6무5패에 머물고 있었다. 팬들은 곧바로 반응했다.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1만6401명. 지난 5일 포항과의 홈 경기(2886명)보다 6배 가량 많은 관중이 몰려왔다. 결과는 1-1 무승부. 무승 기록을 깨진 못했지만 마케팅만큼은 대승이었다. 박 감독은 “팬들을 끌어모을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고 말했다.



 브라질 월드컵 러시아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상주 공격수 이근호(29)는 트랙터를 몰았다. 오는 2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 올스타전 홍보영상에서 그는 올스타전 참가를 위해 트랙터를 직접 운전해 상경하는 연기를 능청스럽게 해냈다. 그가 받고 있는 육군병장 월급(14만9000원)과 비슷한 트랙터 기름값 명세서(14만8000원)를 받아들고 깜짝 놀라는 모습이 폭소를 자아냈다.



 조정길 한국프로축구연맹 커뮤니케이션팀 대리는 “상주시민운동장 양쪽 골대 뒤에 설치된 트랙터 존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근호의 열연 덕분에 5일 만에 포털사이트 조회 수 18만 명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20일 상주전에서 18년 선수 생활을 마친 골키퍼 최은성(43)을 위해 황금색 배경의 ‘최은성 은퇴 입장권’을 선보였다. 18시즌 통산 532경기에 출장한 최은성은 등번호 532번 유니폼을 입고 홈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수원 선수들 전원은 19일 인천과의 경기를 3-2로 승리한 뒤 유니폼 상의를 벗어 던졌다. “승리하면 복근을 드러내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며 ‘만세 삼창’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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