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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잡힐까요? … 설 곳 점점 좁아져 시간 싸움입니다

중앙일보 2014.07.21 00:38 종합 14면 지면보기


상반기에 이어 중앙일보 부장들이 2014년 하반기 우리 사회를 예측합니다. 대체로 밝은 전망들이 아닙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만큼 암울한 전망이 또 있을까요. 상반기에 부장들은 세월호 참사를 예상도 예방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배웠습니다. 단순한 전망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말이지요. 그래서 약속합니다. 어두운 전망 뒤에는 암흑의 원인을 파헤치는 추적과 감시, 사회를 밝힐 수 있는 대안 제시가 따를 것입니다.

중앙일보 부장들 2014 하반기 전망
차기 대권주자들 지지율 10%대, 대통령 지지율 40%대 지킬 듯
다저스 타선·불펜 여전히 불안 … 류현진 18승 쉽지 않다에 베팅
지방 아파트값 5년 새 50% 올라 … 신규 분양 많아 추가 상승 힘들어



대통령 지지율 40%대 무너질까요



아닙니다. 대통령의 힘이 아직은 여의도 국회를 압도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등으로 주춤했던 지지율도 여전히 40%대에서 견고하게 버티고 있습니다. 여의도에 차기 권력이 없어서입니다. 차기 주자들 중 1위가 고작 10%대 초반입니다. 처음 있는 일입니다. 김영삼 정부 땐 김대중, 김대중 정부 땐 이회창, 그리고 노무현·이명박 정부 땐 박근혜 등 과거엔 대통령을 위협하는 강력한 차기 권력이 늘 존재했습니다. 지금의 박 대통령에겐 그런 위협이 없습니다. 반사이익을 보는 셈이죠. 야권이 미래권력 키우기에 분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물론 5년 단임제 대통령에게 시기가 문제일 뿐 레임덕은 늘 운명처럼 다가옵니다. 객관적 여건과 별개로 박 대통령 지지율의 적은 의외로 사고 또는 대형 스캔들일 수 있습니다.



박승희 정치부장



유병언 붙잡을 수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유병언 전 세모 회장이 두 달 넘게 잠적한 상태입니다. 조력자들만 줄줄이 구속됐을 뿐 그의 종적은 묘연합니다. 하지만 저는 ‘잡힌다’에 베팅을 합니다. 물론 이미 밀항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그가 5월 25일 검거를 피해 순천 별장에서 빠져나간 뒤에는 밀항 브로커 접촉이 쉽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설사 밀항 루트를 찾더라도 바다에서 해경에 발각되면 꼼짝없이 잡힐 수밖에 없다는 판단도 했을 겁니다. 그 불안감이 그를 국내 어딘가에 꽁꽁 숨게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국내에 있다면 시간이 길어질수록, 포위망이 좁혀질수록 동행자의 윤곽이 드러나고, 그는 움직이게 될 것입니다. 움직일 때가 체포할 기회입니다. 부디 그러하길 바랍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권석천 사회2부장



한·중·일 3국 사이가 좀 좋아질까요



아닙니다. 일본 아베 정권은 한국과는 한동안 냉각기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위안부 문제 등도 특별히 타협안을 내놓을 분위기가 감지되지 않습니다. 아베 총리 측근은 “당분간 한국과는 ‘관리 모드’로 가야 하는 것 아니냐”며 적극적인 관계 개선에 나설 뜻이 없음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다만 중국과는 11월 베이징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서는 건 아닙니다. 국내외 눈을 의식해 손을 내미는 제스처 정도입니다. 그보다 아베는 올 하반기 외교력을 북한과의 납치 문제 해결에 집중한다는 방침입니다. 1차 조사 결과가 나오는 9월 초·중순 혹은 최종 결과가 나오는 12월께 아베가 직접 북한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결국 2012년 말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중단된 한·중·일 정상회담은 물 건너 간 게 확실해 보입니다.



이훈범 국제부장



교황의 ‘파격 행보’ 방한 때 이어질까요



그렇습니다. 최근 이탈리아 마피아에 ‘선전포고’를 해 세계를 놀라게 한 프란치스코 교황. 5월 말 팔레스타인 서안 지구 방문 땐 예정에 없이 차량을 세워 평화의 기도를 올리기도 했죠. 세상의 상처를 어루만지며 ‘파격 행보’를 거듭해온 비유럽 출신 첫 교황의 한국 방문이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바티칸 성 베드로성당에서 했던 “자기 스스로 죄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교황의 고백이 이 땅에서도 울려퍼질지 모릅니다. 이미 방탄장치 없이 한국산 소형차를 타겠다고 발표했죠. 아시아청년대회, 광화문광장 시복식 등 주요 행사 때 평화의 메시지가 나올 것 같습니다. 명동성당 미사 땐 일제 위안부 할머니들 앞으로 다가가 발을 씻겨 주는 의식이 펼쳐지지 않을까요.



배영대 문화부장



우리 가게 매상 좀 오를까요



아닙니다. 가게가 북적이려면 손님 주머니부터 두둑해져야 합니다. 그런데 당분간 일자리나 벌이가 늘긴 어려워 보입니다. 무엇보다 대기업이 쭈뼛거립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 중 23곳이 하반기에 ‘방어 경영’을 할 계획입니다. 아파트 한 채가 재산의 전부인 집이 많은데 부동산 시장은 아직 냉랭합니다. 게다가 가게끼리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상반기에 여러 대기업이 대규모 명예퇴직을 했습니다. 명퇴자 상당수가 장사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업종별 온도차는 있습니다. 정보기술(IT) 쪽은 상대적으로 나아 보입니다. 통상임금 노사협상 결과에 따라 공장 주변 상가에 온기가 돌 수도 있습니다.



표재용 산업부장



유럽중앙은행 ‘양적완화’를 실시할까요



아닙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정기 보고서에서 유로존 경기가 과거에 비해 나아지고 있지만 2년간의 경기 침체를 만회할 회복세가 미약하다고 진단했습니다. IMF는 “유로존에서 추가 충격이 발생하면 디플레이션(장기 물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부에서는 ECB도 양적완화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하지만 ECB는 올 하반기에 표적 장기대출프로그램(TLTRO)을 통해 경기 회복을 추진할 겁니다. 중앙은행이 특정 지역과 용도를 지정해 대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올해 7000억 유로를 투입합니다. ECB는 이 프로그램이 효과가 있는지 꼼꼼히 살필 겁니다. 이게 효과가 없으면 양적완화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만 그 시기는 내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윤 국제경제팀장



올 수능 영어 정말 쉽게 나올까요



그렇습니다. 교육부는 지난 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수능 영어를 쉽게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수능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시한 6월 수능 모의평가에서 역대 최다 영어 만점자(5.37%)가 나왔습니다. 그간 가장 쉬웠던 2012학년도 영어(만점자 2.67%)의 두 배 입니다. 쉬운 수능 영어를 실천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지요. 당장 ‘등급 왜곡’과 ‘변별력 약화’ 같은 우려가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눈도 꿈쩍 안 할 태세입니다. 평가원은 “실제 수능에서도 영어 만점자가 이번처럼 많이 나올 가능성은 열려 있다”는 반응입니다. 교육부도 “쉬운 수능 영어 기조를 일관성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입장입니다.



김남중 사회1부장



경기 살아날까요



아닙니다. 나라 안팎의 온도 차이가 큽니다. 국내에선 지난해 하반기 이후 겨우 살아나던 경기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다시 꺾였습니다. 한국은행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8%로 낮췄죠. 그렇지만 미국은 경기 회복 속도가 빠릅니다.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로선 반가운 소식입니다. 미국 경기가 살아나면 달러화도 강세로 돌아서 가파른 원화 절상 추세도 주춤하겠죠. 이건 우리 수출산업에도 희소식입니다. 한데 국내 경기가 살아날지는 미지수입니다. 일자리가 늘어야 하는데 그게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제조업 공장 신설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죠. 답은 서비스업에서 찾아야 하는데 영리 의료법인이나 교육법인 모두 정치 논리에 갇혀 있습니다. 최경환 2기 경제팀이 이를 풀어낸다면 제 전망도 빗나갈 겁니다.



정경민 경제부장



지방 부동산 강세 이어갈까요



아닙니다. 올 상반기에는 지방 아파트 거래가 활발했습니다. 대구는 신규 분양 아파트 평균 경쟁률이 16.2대 1이었습니다. 지방 아파트 가격도 꽤 올랐습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서울 아파트값은 평균 0.3% 오르는 데 그쳤으나 대구는 4%, 충북은 3.5%, 경북은 3.3% 올랐습니다. 혁신도시 같은 지역 개발 이슈가 지방 아파트시장에 불을 붙였습니다. 하반기에는 금리 인하라는 호재가 있습니다만 강세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위기 직후부터 줄곧 올라 쉬어갈 때가 됐습니다. 지난 6월 말을 기준으로 지방 광역시 아파트는 2009년 말에 비해 40~50% 뛰었습니다. ‘물량 앞에 장사 없다’는데 분양 물량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올해 지방 아파트 신규 분양은 약 16만 가구로 지난해 14만 가구보다 14%가량 늘 전망입니다.



권혁주 전국뉴스부장



‘디지털 스토리텔링’ 시대 열릴까요



그렇습니다. 방송 뉴스는 치밀한 분석에 약하고 신문 기사는 생생한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이 오랜 딜레마를 온라인으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입니다. 뉴욕타임스가 2012년 선보인 ‘스노 폴(snow fall)’이 선구자입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눈사태를 유려한 문체로 풀어 쓰면서 생존자 인터뷰와 사고 지역 지형을 실감나게 보여준 그래픽을 맞물려 신문도, 방송도 못 만들던 뉴스를 내놨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유사품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실패라는 진단이 잇따랐습니다. 쏟아부은 인력과 자원에 비해 ‘클릭 수’가 턱없이 적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올 하반기에는 이 분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미디어 소비자는 전달력과 분석력, 둘 다 원합니다. 많은 언론사가 여기에서 돌파구를 찾을 것입니다.



강주안 뉴미디어에디터



류현진, 박찬호의 시즌 18승 넘을까요



아닙니다. 류현진(27·LA 다저스)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시즌 10승(5패)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어깨 부상으로 3주 이상을 쉬고도 전반기 18경기 만에 거둔 승리입니다. 후반기엔 13차례 등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반기처럼 1.8경기당 1승을 거둔다면 7~8승을 추가할 수 있죠. 박찬호가 다저스 시절 달성한 한국인 메이저리거 한 시즌 최다승(2000년 18승)에 도전할 만합니다. 하지만 15승은 몰라도 18승은 쉽지 않습니다. 단순 셈법으로는 가능하지만 계산처럼 되지 않는 게 야구죠. 4·5월보다 나아졌다고 해도 다저스 타선과 불펜은 여전히 위험 요소를 안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와 올해 전반기를 합쳐 296과3분의2이닝을 던진 류현진이 후반기에 한 번쯤 슬럼프에 빠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영리한 류현진이 위기를 잘 극복하겠지만 포스트시즌을 위해서라도 18승 때문에 무리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정영재 스포츠부장



꼬인 남북관계 풀릴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남북 간 신뢰가 바닥입니다. 경색된 관계를 풀려면 무엇보다 당국회담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2월 청와대와 북한 국방위 간 고위접촉이 파경을 맞은 후 불신이 더 깊어졌죠. 물론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는 게 그동안 남북관계 취재에서 얻은 교훈이지만 이번엔 정말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5·24 대북제재 조치 해제 등에는 북한의 성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김정은은 ‘제 갈 길을 가겠다’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경제·핵 병진노선’ 포기 요구에 시진핑 주석까지 가세하는 형국이 되자 단단히 성이 난 듯합니다. 박근혜 정부도 통일대박을 구체화하려면 하반기에 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9월 아시안게임 북한 선수·응원단 파견이 남북 화해의 전기가 될 것이란 기대는 성급해 보입니다.



이영종 외교안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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