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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또 군국 궤변

중앙일보 2014.07.21 00:13 종합 20면 지면보기
아베 신조
일본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일본군이 세운 학교가 점령지 주민들을 개화시켰다”는 취지로 과거 전쟁의 역사를 미화하는 발언을 했다. 19일 자신의 지역 기반인 야마구치(山口)현에서, 우익 성향 지방 유지들의 주최로 열린 강연회에서다.


파푸아뉴기니 초대 총리 거론
"일본군 학교 덕에 공부" 전쟁미화

 그는 지난 10일~11일 태평양전쟁 최대 격전지중 한 곳인 파푸아뉴기니를 방문했던 것을 화제에 올리며 마이클 소마레 초대 총리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최대 격전지였던 웨아크를 방문했더니 파푸아뉴기니 건국의 아버지인 소마레 전 총리가 마중을 나와줬다. 대단한 친일 정치인인 그는 ‘내가 처음 학교라는 곳을 체험한 것은 시바타(柴田)학교였다’고 하더라. 그가 살던 마을에 진주했던 일본군 중대의 대장이 시바타 중위였다. 이전에는 그 지역에 학교가 전혀 없었다. 문자도 모르고 책도 읽지 못했고, 공부라는 것의 개념조차 몰랐는데 시바타 중위가 와서 학교를 만들어 아이들을 모아 읽기와 쓰기를 가르쳤다. 소마레 총리는 ‘시바타 중위 덕분에 나의 오늘이 있다’고 하더라.”



 아베 총리는 이어 “건국의 아버지가 이런 일본관, 일본인관을 갖고 있으니 파푸아뉴기니 전체가 일본의 팬이 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연도에 넘쳐났고, 손으로 ‘웰컴’이라고 쓴 글을 보여줬다. 정말 감동했고,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스토리를 아베 총리가 강연에서 장황하게 설명한 것은 전쟁의 향수에 젖어있는 보수 청중들의 정서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현직 일본 총리로서는 지난 11일 처음으로 파푸아뉴기니의 일본인 전몰자비에 헌화한 일을 상기시켰다. 그리곤 “햇볕이 내려 쬐는 찌는 듯한 정글에서 가족들의 행복을 빌며 조국(일본)을 생각하며 돌아가신 12만명의 소중한 희생 위에 현재의 일본이 있다”고 주장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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