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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 중독·부작용? 멜라토닌 제제는 걱정 없어요

중앙일보 2014.07.21 00:13 건강한 당신 7면 지면보기


수면제를 처방 받는 불면증 환자가 늘고 있다. 멜라토닌 제제는 중독 및 부작용 위험에서 벗어난 새로운 의약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수정 기자

불면증 치료제의 오해와 진실



최근 일부 연예인이 환각·자살 등을 위해 졸피뎀(수면제 일종)을 복용한 혐의가 알려지면서 ‘수면제 부작용’이 새삼 화제다. 수면제가 ‘자살 도구’라는 불명예까지 떠안았을 정도다. 수면제에 대한 잘못된 정보도 넘쳐난다. 이 때문에 약물치료가 필요한 불면증 환자마저 치료 기회를 놓치기도 한다.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박두흠 교수에게서 불면증 치료제(수면제·수면유도제)의 오해와 진실을 풀어본다.



정심교 기자



Q. 수면제 대신 술을 마셔도 된다?



X 수면제의 부작용을 두려워해 술로 잠을 청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불면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술에 기대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술은 수면제보다 의존성이 강하다. 중독되기 쉽다. 수면 구조도 깨뜨려 깊은 잠도 방해한다. 심지어 수면제를 술과 함께 복용하면 약물의 작용이 상승돼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만성적인 불면증에는 술 대신 자신에게 맞는 수면제를 복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안전하다. 단, 수면제의 복용량 및 기간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를 따르도록 한다.



 

Q.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같다?



X 다르다. 수면제와 수면유도제는 불면증 치료제의 일종이다. 이 가운데 수면제는 전문의약품이다.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 구입할 수 있다. 반면에 대부분이 일반의약품(OTC)인 수면유도제는 처방전이 없어도 약사의 복약지도에 따라 약국에서 살 수 있다. 수면제는 약효가 4시간에서 최대 12시간까지 지속하지만 수면유도제는 2~3시간에 지나지 않는다. 수면습관·환경을 개선해도 불면증이 3개월간 이어질 때는 의사와의 상담 후 수면제 혹은 수면유도제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Q. 모든 수면제는 중독성·부작용이 있다?



X 수면제 종류마다 다르다. 수면제의 안전성을 판단하는 주요 잣대는 ‘의존성’과 ‘부작용’이다. 이 중 의존성은 금단 증상과 내성을 아우른다. 약 복용을 중단했을 때 금단 증상이 나타나거나 예전과 같은 약효를 내기 위해 복용량을 계속 늘려가야 한다면 의존성이 강한 것으로 본다. 수면제로 많이 사용되는 벤조디아제핀(benzodiazepine) 계열은 의존성이 강하다. 숙면시간이 줄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비틀거리는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 불안정함·어지러움·기억상실 등 부작용도 종종 보고된다. 최근 연예계에서 불거진 ‘졸피뎀’은 비벤조디아제핀 수용체다. 비벤조이아제핀 계열 수면제는 의존성이 낮지만 기억 혼돈·환각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우울증 치료제도 불면증 치료용으로 쓰인다. 의존성은 낮지만 어지러움·입마름·속쓰림·몸무게 증가·성기능 저하 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도 의존성은 낮지만 낮에 졸릴 수 있다. 노인에게는 낙상, 배뇨 곤란증이 유발될 수 있다. 반면에 멜라토닌(melatonin) 제제는 의존성도 낮고 별다른 부작용도 없다. 드물게 두통·요통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다. 뇌영상학 연구 결과 멜라토닌은 각성 상태의 뇌활동을 수면 상태와 비슷하게 바꾸는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토닌 제제가 새로운 패러다임의 불면증 치료제로 주목받는 이유다.



 

Q. 나이 들면 잠이 줄어들기 쉽다?



O 나이가 든다고 누구나 다 치매에 걸리는 것은 아니지만 치매환자 중 노인이 많은 건 사실이다. 수면의 양도 마찬가지다. 나이가 들어 잠자는 시간이 짧아지고 숙면을 취하기 힘들어졌다면 멜라토닌 분비 감소를 의심할 수 있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유일한 호르몬이다. 잠을 유도해 ‘수면 호르몬’이라고도 한다. 멜라토닌은 ‘각성’과 관련된 뇌 활동을 떨어뜨린다. 혈압·혈당을 높이는 코르티솔의 생성을 늦춰 인체가 잠잘 준비를 하게 한다. 멜라토닌은 잠들기 2시간 전부터 분비돼 오전 2~4시 가장 많이 생성된다. 낮에는 멜라토닌 수치가 거의 0까지 떨어진다. 햇빛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햇빛을 받으면 분비를 멈추는데, 그 후로 약 15시간 후 밤에 분비된다. 따라서 아침에 햇살을 쬐면 그날 밤에 푹 잘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될수록 멜라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멜라토닌 성분의 불면증 치료제(전문의약품)가 이번 주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다. 건일제약 ‘서카딘’이다. 이미 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 43개국에서 입증돼 시판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시판 허가를 받았다. 전문의의 진단을 받으면 처방받을 수 있다. 국내 55세 이상의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서카딘은 복용 후 수면의 질, 잠이 드는 데 걸리는 시간, 전체 수면시간, 수면효율 및 낮시간대 활동성이 모두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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