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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검사 청와대 파견, 언제까지 편법인가

중앙일보 2014.07.21 00:10 종합 29면 지면보기
[일러스트=강일구]


최현철
사회부문 기자
제정 후 거의 지켜진 적이 없는 법 조항이 있다. 거듭된 편법 논란 속에서 정부는 ‘위법은 아니다’며 궁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바로 검사의 청와대 파견을 금지한 검찰청법 44조 2항이다. 지난주 이영상(41·사법연수원 29기) 검사가 사표를 내고 청와대 행정관으로 출근하면서 이 법 조항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문제의 조항은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 1월 신설돼 그해 9월부터 시행됐다. 야당인 새정치국민회의의 요구를 여당이 받아들이면서 타결됐다. 그러나 정권을 잡은 김대중 전 대통령은 박주선 중수부 수사기획관을 법무비서관으로 발탁했다. 위법 논란을 피하기 위해 법무연수원 일반 직원으로 먼저 발령내는 편법이 동원됐다. 이후 김대중 정권 말기 1년을 제외하곤 검사 차출 관행은 계속됐다. 방식만 사표를 냈다 파견이 끝난 뒤 재임용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어떤 정권도 지키지 않았지만 그래도 박근혜 정부에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박 대통령의 이미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3월 이중희 인천지검 부장검사를 민정비서관에 발탁하면서 박 대통령의 신뢰도 퇴색되고 있다. 당시만 해도 머쓱했던지 청와대와 법무부는 “이 부장검사가 검찰에 복귀하지 않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5월 무사히 재임용됐다. 지금도 청와대엔 5명의 ‘복귀할’ 검사가 일하고 있다. 이영상 검사의 전임인 김우석(40·31기) 검사는 같은 경로를 밟아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검찰은 민정수석실의 특성상 수사 능력이 있는 검사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검의 고위 간부는 “비서관 이상 고위직의 경우 청와대에 갔다 돌아오면 검사장으로 승진하기 때문에 수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행정관 같은 실무자급은 그럴 위험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대놓고 얘기하진 않지만 검찰·경찰의 정보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만약 그렇다면 청와대와 검찰은 정공법으로 나와야 한다. 차라리 법을 고쳐서라도 청와대 파견을 허용하되 기준과 자격, 범위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정치권에 필요성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검찰 중립성 훼손”이란 비판을 모면하기 위해 동원하는 편법은 국민들 눈에는 ‘위법’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해직자에게 부여한 조합원 자격을 지키려다가 합법 노조 지위를 잃었다. 이 갈등은 고소·고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검사 편법 파견으로 ‘자격’ 시비를 안고 있는 검찰이 어떤 결과를 내놓든 당사자가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역대 정부마다 ‘공권력의 권위’를 강조해 왔지만 여전히 국민들은 공권력에 대한 반감이 심하다. 법만 거창하게 만들고 정부 스스로 지키지 않아 생긴 결과다.



최현철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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