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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권은희 후보의 수십억대 재산 누락 의혹

중앙일보 2014.07.21 00:02 종합 30면 지면보기
7·30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권은희 후보는 자신과 배우자의 재산이 5억8000만원이라고 선관위에 신고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매체 뉴스타파는 권 후보의 남편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회사가 수십억원대 부동산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회사는 사무실과 직원이 없으며 사실상 권 후보 남편의 개인기업과 다를 바 없다고 뉴스타파는 보도했다. 권 후보 측은 이를 부인하지 않고 있다.



 권 후보가 재산신고에서 이 부분을 뺀 것은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게 선관위 해석이다. 재산신고에 활용되는 공직자윤리법은 ‘소유 명의와 관계 없이 사실상 소유하는 재산’도 신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이는 ‘사람의 재산’에 해당되지 ‘법인의 재산’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논란이 되는 부동산은 법인의 재산이지 권 후보 남편의 개인재산이 아니므로 재산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법인 재산’이 사실상 개인 재산일 경우 이를 신고하도록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법은 그렇다고 해도 양심의 문제는 다르다. 공직 출마자가 재산을 신고하도록 하는 건 재산이 후보의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는 후보를 판단할 때 병역·세금·전과와 함께 재산을 비중 있게 주목한다. 고의든 실수든 중대한 누락이 발견되면 후보는 사법조치를 받게 된다. 누락은 당선무효 사유까지 될 수 있다.



 재산신고 제도의 정신을 고려하면 권 후보는 신고와 별도로 정확한 내역을 공개해야 했다.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수사에 외압을 가했다고 권 후보가 폭로한 사건에서 1심·2심 법원은 ‘김용판 무죄’를 선고했다. 권 후보와 새정치연합은 이 판결을 부정했다. 재산신고는 ‘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법에 따른 판결’은 왜 부정하는가. 자신에게 유리하면 법이고 불리하면 법이 아닌가. 같은 야권인 정의당의 심상정 원내대표는 “새정치연합이 ‘법적 하자 없다’고 하는 걸 국민들이 도덕적 불감증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이를 새겨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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