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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좌우간 우변 백에서 '트집'을 잡을 일

중앙일보 2014.07.21 00:01 경제 7면 지면보기
<결승> ○·탕웨이싱 3단 ●·이세돌 9단



제14보(93~103)
=집을 적당히 정리하는 정도로는 덤을 내기 어렵다. 그렇다면? 뭔가 트집을 잡아야 한다. 형세가 많이 결정된 국면이고 또 백에게 약한 말이 없기에 ‘트집’이라고 했다. 다소 속되지만 지금 흑의 기분을 잘 나타내는 단어다.



 트집은 어떻게 잡는가? 바둑에서는 일단 ‘끊고 보는 데’에서 잡는다. “끊어야 바둑”이라는 격언이 있다. 바둑은 전쟁. 끊어서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



 그래도 끊는 것은 어렵다. 끊을 자리 있어도 끊기는 힘들다. 이유가 있다. 일단 끊으면 자신도 끊긴다. 조력자가 가까이 없다면 자신도 위험하다. 수렵시대에 동료와 떨어져 홀로 다니는 것은 위험했다. 인류는 그 본능을 발전시켰고 그것은 문명화된 오늘에도 여전히 살아 있다.



 홀로 다닌다? 중앙 99 끊는 수가 그것이다. 끊었지만 끊는 순간 흑도 ‘홀로’ 남았다.



 끊겨도 백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 ‘참고도’ 1이 두렵지만 4가 좌우를 동시에 잇는 유명한 ‘잇는 맥’이다. 흑a에는 백b로 막아 연결에 문제가 없다.



 ‘참고도’가 성립되지 않으니 흑은 A 세워서 우변 백을 통째로 공격해야만 한다. 흑이 하변에서 먼저 101, 103 이단 젖혀나간 이유다. 하변을 빌미로 우변을 노리는 ‘기대기 전술’로 옛 국수들은 ‘도남의재북(圖南意在北)’이라고 불렀다.



문용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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