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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달임 음식 으뜸은 민어 … 병후 회복식으로도 좋아

중앙선데이 2014.07.20 02:10 384호 22면 지면보기
지난 18일(초복)을 기점으로 내달 7일(말복)까지 삼복 더위가 이어진다. 삼복은 무더위가 절정에 달하는 초복ㆍ중복ㆍ말복을 통틀어 일컫는 말로, 양기(陽氣)가 성(盛)한 날이다.

더위 이기는 전통 음식의 세계

조선 선조 때의 실학자 이수광이 저술한 『지봉유설』엔 “복날은 양기에 눌려 음기가 엎드려 있는 날”이라 쓰여 있다.

복날 보양식으로 주로 쓰이는 식재료는 닭고기ㆍ개고기ㆍ오리고기ㆍ흑염소고기ㆍ돼지고기ㆍ소고기 등 육류다. 이들은 하나같이 고단백 식품이다. 주로 찜ㆍ탕ㆍ구이 등으로 가열 조리돼 이열치열의 효과를 준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복날,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닭고기는 삼계탕ㆍ닭죽ㆍ초계탕·임자수탕에 들어간다.

개고기는 개장국(보신탕)의 재료다. 동양 의학에선 개고기를 성질이 매우 더워서 양기를 돋우고 허(虛)를 보충하는 식품으로 여긴다. 개고기를 못 먹는 사람을 위한 육개장은 과거 한양(서울) 사람들의 복날 음식이다. 보신탕의 원래 이름이 개장국이며 육개장은 ‘소고기’로 끓인 ‘개장국’이란 뜻이다. 소고기를 닭고기로 대체하면 닭개장이다.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정혜경 교수는 “육개장은 더운 여름에 떨어진 원기 회복을 돕는다”며 “육개장 한 그릇엔 탄수화물ㆍ지방ㆍ단백질이 각각 18~20g 가량 들어 있다”며 영양 균형식이라고 평가했다.

민어 매운탕은 서울 양반의 복날 음식이다. 복날이 제철인 민어를 손질해 토막 내고 애호박ㆍ파ㆍ마늘ㆍ생강으로 양념한 뒤 고추장으로 간을 해서 얼큰하게 끓인 탕이다.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란 말이 있을 정도다

한방에선 민어를 식욕을 북돋아주고 배뇨를 돕는 생선으로 친다. 민어는 살이 후(厚)해서 배불리 먹을 수 있다. 큰 놈은 길이가 1m에 달하고 무게가 15㎏ 안팎이니 집안 잔치를 할 만한 크기다. 소화도 잘된다. 어린이ㆍ노인의 보양식이나 큰 병을 치른 환자의 병후 회복식으로 권하는 것은 그래서다.

조상들은 삼복 중에도 땀을 흘려가며 더운 음식을 즐겨 먹었다.

강동경희대병원 한방내과 고석재 교수는 “기온이 올라가면 양기와 체열이 몸 표면을 통해 많이 빠져나가 몸 안에선 오히려 양기가 허해지고 체열이 떨어진다”며 “닭고기ㆍ개고기ㆍ인삼ㆍ대추 등 성질이 따뜻한 음식을 즐겨 먹어야 몸 안이 데워져 여름 나기를 잘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삼복에 더운 음식만 즐긴 것은 아니다. 임자수탕(荏子水湯)과 초계탕(醋鷄湯)은 냉탕이다. 개성의 양반들은 복날, 시원한 임자수탕을 즐겨 먹었다. 이 음식은 흰 참깨(임자)와 영계를 재료로 해서 만든 냉 깻국탕이다. 푹 삶아서 기름을 걷어낸 닭고기를 사용하므로 맛이 느끼하지 않다. 초계탕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닭 육수에 잘게 찢은 닭 살코기를 넣어 먹는 전통음식이다. 원래는 북한의 함경·평안도에서 추운 겨울에 먹던 별미다. 신선한 채소, 전복·해삼 등 해산물, 참깨ㆍ실백 등 양념을 넣어 조리하면 담백한 맛과 독특한 향을 만끽할 수 있다. 이 국물에 삶은 막국수(메밀국수)를 담가 먹으면 여름 더위를 잠시 잊게 된다.

삼복에 조상들이 즐겨 먹은 증편(기주떡)은 맵쌀가루에 막걸리를 넣어 반죽한 뒤 적당히 발효시킨 떡이다. 발효 음식이어서 잘 상하지 않고 맛이 새콤해서 무더위에 잃은 입맛을 되찾는데 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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