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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희·손학규·김두관 '외지인' 프레임 벗어날지 관심

온라인 중앙일보 2014.07.20 00:30
*순천-곡성, 수원병 중앙일보 여론조사(10~13일). 김포, 수원정 경인일보 여론조사(12~16일).



[7·30 재·보궐 선거] 거물 4인의 유세 현장 가보니

무덤일까, 부활일까. 손학규·김두관·임태희·이정현. 이번 7·30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거물 4인방이다. 대권 주자, 차세대 리더 등 이름 값만 따지면 국회의원 배지를 몇 개 달아도 손색없지만 현 상황은 녹록지 않다. 상대 후보에게 압승은커녕, 박빙이거나 오히려 밀리는 형국이다. 힘겨운 초반 레이스를 벌이고 있는 4인의 선거운동 현장을 따라가봤다.



이정현, 反박근혜 정서 넘어설까

“호남에서 네 번째 도전입니다. 이번에 또 저를 쓰레기통에 집어 처넣고 호남 인재 차별한다, 그런 말씀하시면 안 됩니다. 이정현 밀어주세요, 국회의원이 뭐고 지역 발전은 어떻게 하는 것인지 폼 나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18일 오후 전남 곡성 군청사거리. 도로 옆을 지나던 지역주민 300여 명이 발길을 멈췄다. 새누리당 이정현(56) 후보 목소리엔 힘이 들어갔다. “순천-곡성에선 지난 6년간 국회의원 선거를 4번이나 했습니다. 게다가 재·보궐선거 원인 제공자가 또 공천 받아 출마했습니다. 공천 주는 사람들 눈치만 보고, 지역주민을 무서워하지 않는 이들에게 본때를 보입시다.”



거물 4인방 중 가장 힘겨우리라 예상했던 이 후보는 의외로 선전 중이다.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52) 후보에 비해 10%포인트가량 뒤지나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자체 조사 결과 오차범위 내다. 처음엔 득표율 40%만 넘겨도 좋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고무돼 있다”고 전했다.



중앙SUNDAY가 만난 10명의 지역주민 중 8명이 새정치연합에 반감을 표했다. “아무것도 달라지는 게 없다”(순천역 택시기사), “새정치연합 찍어줄 봐엔 아예 투표 안 할 생각”(왕지동 주민) 등이었다. “대학병원이 꼭 생겨야 하는데, 그건 힘 있는 이정현이 더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이런 경향은 최근 선거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새정치연합이 깃발만 꽂는다고 되는 게 아니었다. 2012년 19대 총선 때는 당시 민주통합당 노관규 후보가 40.6%의 득표율로 56.4%를 얻은 통진당 김선동 후보에게 패했다. 지난 6·4 지방선거에서 순천시장은 무소속 후보(조충훈)가 새정치연합과 통진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이 후보가 바람을 일으키는 데엔 ‘조용한 선거’도 한몫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손수 자전거를 몰며 지역을 누비고 있다. 60명 선거운동원도 아침 출근길 빨간색 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이들은 오전엔 세 시간가량 쓰레기 줍기, 제초 작업, 노인정 방문 등을 한다.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지역 내 반감을 고려해 ‘박근혜’나 ‘새누리당’은 일절 입에 올리지 않고 ‘이정현’만 강조하고 있다. 그래도 지역 정서는 여전히 두터운 벽이다. “말로는 욕하지만 투표장 가면 2번 찍을 것”(연향동 50대 주부), “아무리 새정치연합이 미워도 박근혜를 도울 순 없지 않은가”(풍덕동 박모씨·47)란 반응이 적지 않다. 서갑원 후보 측은 “광주에서 세 번 낙마한 이 후보가 갑작스레 순천에 내려온 게 뜬금없다”고 공격하고 있다.



김두관, 젊은층 투표 참여에 희망

“김포에 아무런 연고가 없잖아. 만만하니깐 온 거지. 당선 되면 그걸 발판 삼아 더 높은 데 가지 않겠어.”(사우동 주민 김민복씨·62)



경기도 김포에 도전장을 내민 새정치연합 김두관(55) 후보를 괴롭히는 건 ‘먹튀’ 논란이다. 경남지사·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한때 대선 주자 물망에 올랐다는 게 오히려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당선 시켜 줘봤자 김포에 무슨 관심을 두겠는가”라는 냉소다.



새누리당 홍철호(56) 후보도 이 부분을 집요하게 공격하고 있다. “300년간 대를 이어 김포에 살아왔다”며 지역 밀착형 일꾼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프랜차이즈업체 ‘굽네치킨’를 창업한 이다. 여론조사에선 홍 후보가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하지만 김 후보는 차분한 표정이다. 17일 아침 거리 유세에서 그는 “김포 주민 한 분씩 찾아뵙고 내 진심을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포는 도농 복합도시다. 32만 인구 중 절반을 차지하는 한강신도시가 젊은 세대 위주라면, 월곶면 등 북부 5개 읍·면은 보수 성향이 강한 편이다. 김 후보 측은 “투표율 35%를 넘기면 승산은 충분하다”며 “젊은 층이 투표장에 나오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누리당 홍 후보는 정치에 입문한 지 3개월밖에 안 된 ‘초짜’다. 검증이 전혀 안 돼 있다. 교통·교육 등 복잡한 지역 현안을 해결하려면 국정 경험이 풍부한, 큰 정치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당의 부름 강조해 비난 막기

“재·보선 전문인가 보죠 뭐. 남사스럽지 않나.”



16일 새벽 수원역 건너편 매산시장. 손학규(67) 전 경기지사의 출마에 대해 묻자 상인 임모(55)씨는 시큰둥했다. “당을 옮겨 타더니 이젠 지역도 툭하면 바꾸는 모양”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강모(57)씨는 “그래도 경기지사 할 때 팔달에서 4년 살았다. 낯설진 않다”며 다른 의견을 냈다.



손 전 지사는 정치 입문도 보궐선거로 했다. 1993년 광명시 보궐선거에 민주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다. 3년 전엔 여당 강세로 평가받던 분당 보궐선거에 나서 승리했다. 16일 수원역에서 아침 인사를 하던 손 후보는 “당이 어려울 때마다 부름에 응해 온 것뿐”이라며 ‘재·보선 전문가’ 지적을 일축했다.



또 주민들의 정치 성향을 감안해 ‘새정치연합’ 대신 ‘손학규’를 강조하며 민심을 파고들고 있다. 수원 팔달구는 보수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남평우(1998년 작고)-남경필(새누리당·현 경기지사) 부자가 22년간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다. 주민 중 토박이 비율이 40%를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도권이지만 어느 고교를 나왔는지 따질 만큼 지역성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 김용남(44) 후보는 수원고를 나온 ‘수원 본색’을 강조하며 손 후보를 ‘철새’라 공격하고 있다. 손 후보 측은 “2년 전 총선에서 수원 장안에 출마했다 떨어졌던 김 후보가 ‘팔달의 아들’ 운운하니 웃긴다”며 맞받아치고 있다.



임태희, 열심히 일하는 이미지 알리기

수원 영통 주민에게 과거 임태희(58)는 ‘공공의 적’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임태희 지역구였던 분당을에 신분당선 미금역이 생겼다. 그 바람에 노선이 꼬였고, 지하철 개통도 늦어져 피해가 고스란히 영통에 전가됐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대해 임 후보는 “오히려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일했다는 증거 아닌가. 이번엔 영통을 위해 또 그렇게 뛰겠다”며 주민들을 설득하고 있다.



평택에 출마하려다 공천에서 배제되자 영통으로 갈아탄 점, 이명박 정부의 대통령실장을 지낸 점은 그에 대한 야당의 집중 공격 포인트다. 무엇보다 40대 이하가 72%에 달해 주민 평균 연령이 32세에 불과한 게 우파 성향인 임 후보로선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임 후보는 “영통에서 김진표 전 의원이 3선을 한 건 야당 소속이 아니라 민생 해결 능력에 따른 것”이라며 “2층 버스 도입과 도청 유치 등에 집중하면 승산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정치연합 대변인을 지낸 MBC 앵커 출신의 박광온(57) 후보와 접전 중이다. 5~10%의 지지를 얻고 있는 정의당 천호선(52) 대표와 박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 여부가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수원·김포·순천=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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