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오바마 "친러 반군이 격추"

중앙일보 2014.07.19 01:09 종합 1면 지면보기
사망 298명 … 여객기 격추로는 최다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보잉 777 여객기가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상공에서 격추돼 탑승자 298명이 전원 사망했다. 민간 여객기 격추 사망자 숫자로는 역대 가장 많다. 탑승자 중에는 네덜란드인이 최소 173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 탑승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네츠크주 AP=뉴시스]


미국이 민간인 298명이 희생된 사상 최악의 여객기 피격 사건의 주범으로 우크라이나 내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을 지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민간 여객기가 친러 분리주의 반군 점령지에서 발사된 지대공 미사일에 격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에서 비행기 격추는 처음이 아니며 러시아로부터 꾸준한 군사 지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말레이 여객기, 러시아제 미사일에 피격 … 우크라 정부군·반군 상대방 소행 주장"
"항공기 격추해보니 민항기"
정부군, 반군 통화내용 공개
반군은 "그런 미사일 없다"



 17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출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MH17편 보잉 777 여객기가 추락했다. 민간 여객기 격추 사망자 숫자로는 역대 최다다. 희생자 수에서 31년 전 소련 전투기의 대한항공 여객기 격추(269명 사망) 참사를 웃돌았다.



 이날 오후 5시15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샤흐툐르스크 상공을 10㎞ 고도로 날다가 벌어진 일이었다. 여객기엔 네덜란드인 189명을 비롯해 말레이시아(44명)·호주(28명)·인도네시아(12명)·영국(9명)·독일·벨기에(각 4명)·필리핀(3명)·캐나다·뉴질랜드·중국인(각 1명) 등이 타고 있었다. 국적이 확인되지 않은 탑승자 중엔 미국인 1명이 포함돼 있다고 오바마는 말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탑승객 명단을 1차 확인한 결과 우리 국민으로 보이는 이는 없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동부의 친러시아 분리주의 반군의 소행이라며 그들과 러시아군 장교 간 전화통화를 도청한 자료 2건을 증거로 내놨다. “아군 부대가 항공기 한 대를 격추했다. 민항기인 것으로 드러났고 여성과 아이들이 가득하다”는 내용이었다.



 미 정보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은 ‘부크(Buk)’로 불리는 러시아제 이동식 지대공 미사일 공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트럭에 실어 이동하는 1970년대식 미사일로 25㎞ 고도까지 목표물을 격추할 수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부크 미사일의 레이더는 항공기의 기종을 식별하지 못한다는 분석을 인용하며 반군의 오인 사격에 무게를 뒀다.



 반군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군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도네츠크주 반군 지도자 세르게이 카프타라제는 도청 자료가 조작된 것이라며 자신들에겐 10㎞ 고도의 항공기를 격추할 미사일이 없다고 했다. 이타르타스 등 러시아 매체들은 우크라이나 정부군이 부크 미사일 포대를 운영 중이라며 2001년 러시아 TU-154 여객기처럼 이번에도 우크라이나 방공망에 격추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연히 사고 지역 국가(우크라이나)가 비극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으나 누가 격추시켰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충형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