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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탱크·지상군, 가자지구 진격

중앙일보 2014.07.19 00:46 종합 6면 지면보기
이스라엘 방위군 소속 메르카바 탱크 부대가 17일(현지시간) 가자지구로 진격하고 있다. 5시간 동안의 인도주의적 휴전을 마친 뒤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전격 투입하면서 8일부터 시작 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이날 이스라엘 해·공군의 화력 지원 속에 진입한 지상군은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기지 제거에 주력했다. [가자 로이터=뉴스1]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와 11일째 교전 중인 이스라엘 군이 17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전격 투입했다. 유엔이 가자지구 내 음식물 반입 등을 위해 요청했던 5시간의 ‘인도적 휴전’이 끝난 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수 대의 로켓포를 발사한 직후다. 이스라엘이 대규모 지상군 투입이라는 강경 카드를 꺼낸 건 5년 만이다. 하마스 측도 로켓포 공격으로 응전하며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격용 터널 파괴 목적" 주장
하마스 "민간인 20여명 사망"
로켓포 반격 … 전면전 우려



 이스라엘은 17일 밤 국경 지대에 대기 중이던 수천 명의 병력과 함께 탱크 및 무인 조종 D9 불도저 부대를 가자지구 북쪽으로 출격시켰다. 이스라엘 군은 지상에선 박격포·곡사포 폭격을, 공중에선 F-16 전투기 공습을 이어갔다. 이스라엘 국방군(IDF)은 18일 대변인 트위터를 통해 “(하마스)로켓포 발사대 20개를 파괴했으며 (이스라엘 침투용) 터널에 아홉 번의 포격을 가했다”며 “총 103개의 테러 목표물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집트 등 주변국의 휴전 중재를 거부했다며 화살을 하마스 측에 돌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내고 “지상군 투입은 (하마스가) 이스라엘 침투 경로로 사용한 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13명의 하마스 무장군인을 이 터널에서 붙잡았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이 하마스 제거를 목표로 한 것이 아니라 하마스의 공격용 터널을 파괴하기 위한 ‘제한적 전쟁’이라고 주장했다. 하마스의 사미 아부 주리 대변인은 “네타냐후는 이 어리석은 공격에 대해 무시무시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했다.



17일(현지시간) 밤 가자지구 접경의 철조망을 뚫고 이스라엘 탱크가 진입하고 있다. 이스라엘 군의 영상 공개는 하마스의 전의를 꺾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가자 AP=뉴시스]


 이스라엘은 공격 고삐를 늦출 기미가 없다. 네타냐후 총리는 18일 텔아비브에서 주재한 각료회의에서 군에 “(지상)공격을 크게 확대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AP는 이스라엘 내각 중에서도 “지상 작전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투라는 목표를 성취해야만 끝이 난다”고 주장하는 강경파가 득세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력에서 하마스를 압도하는 이스라엘 군은 이미 태세를 갖췄다. 앞서 예비군 4만8000명에 소집 명령을 내렸던 이스라엘 군은 내각으로부터 1만8000명의 추가 동원령도 승인받았다. IDF는 트위터에서 “하마스에 대한 강공을 계속할 것”이라 공언했다.



 이스라엘이 160만 명이 사는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며 인명 피해도 늘고 있다. 이미 260여 명이 숨진 하마스 측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으로 2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보건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를 포함한 민간인”이라며 이스라엘 측을 비난했다. 지금까지 민간인 1명의 사망자만 발생했던 이스라엘 측도 지상군 투입 과정에서 첫 군인 사망자가 나왔다. 하마스는 자신들의 매복 공격으로 이스라엘 군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했으나 이스라엘 언론은 아군의 오인 사격으로 인한 사망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양측 갈등이 악화되면서 국제사회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국제사회가 자제 요구를 계속했음에도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우려했다. 이스라엘 맹방인 미국의 목소리에도 변화가 감지됐다. 지난 9일 하마스 로켓포 공격을 두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했던 미 국무부 젠 사키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선 “민간인 피해 상황이 가슴 아프다”며 “이스라엘 측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전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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